수익성 악화된 PCB, 하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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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수록 수익성 악화에 고전하는 국내 인쇄회로기판(PCB) 업계가 하반기 업황도 비관적으로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PCB 기판 업체들의 투자 축소와 원자재가 상승 등에 직격탄을 맞는 장비·약품 업체들은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더욱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 수립한 경영목표 가운데 매출액 정도라도 맞출 수 있는 기업은 10곳 중 3곳도 안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회장 박완혁)가 최근 총 72개 회원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반기 경기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올초 경영계획에 반영한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응답한 곳은 전체의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재·설비·약품 등 후방산업군을 합쳐 총 600여개에 이르는 국내 PCB 업체들 가운데 이익목표치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는 기업은 10개중 1개 정도인 셈이다.

매출액 목표 달성여부도 대다수 기업들이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전체의 29% 정도만이 올초 경영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32%의 기업들은 매출목표의 80%에도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PCB 시장이 연평균 9% 가량의 성장율로 올해 전체 9조원에 이를 만큼 주력산업으로 부상했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경기 전망도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상반기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곳은 전체의 23%에 불과한 반면, 비슷하거나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무려 73%에 달했다. 설비·약품 업종이 특히 비관적이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설비 업체들 가운데 82%가 PCB 기판 업체들의 투자 축소로 하반기 경기는 지난 상반기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자재가 상승과 판가 인하, 외산제품의 공세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약품 업체들은 응답기업 모두 상반기에 비해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으로 봤다.

이처럼 PCB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데는 올 들어 무엇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판가인하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기업의 34%가 원자재가 상승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판가하락 요인이 18%로 그 뒤를 이었다.

PCB 산업이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제품·거래선 다변화가 절실하다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높은 투자비와 영업·마케팅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협회 임병남 사무국장은 “대다수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고부가 제품 개발과 해외 시장개척 등의 노력을 펼친다”라면서 “산업 전반적으로도 동종·이종 업계간 협력이 필요하고 과당경쟁을 자제해야만 살아남는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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