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 거래 허와 실](중)소비자의 지갑이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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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정한 디지털콘텐츠(DC) 거래로 소비자의 지갑이 새고 있다. 몇 십원부터 몇 만원에 이르기까지 2005년부터 알게 모르게 새어나간 소비자의 돈은 2005년부터 2007년 9월까지 8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허술한 거래체계로 인해 저작권 침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DC 시장이 무한 성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불거질 수 있는 거래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3회에 걸쳐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상)소비자의 지갑이 샌다.

(중)저작권도 위험하다.

(하)시급한 거래 인증 제도의 정착

(상)소비자의 지갑이 샌다.

사례 1. 이러닝 사이트에서 강의를 다운로드 받아 공부하는 김 모 학생. 학교를 오가며 PMP로 공부를 하려고 했다. 학교를 오가며 PMP로 공부를 하기 위해 어머니의 카드결제를 이용해 학습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으려했다. 카드고지서에는 결제시스템 불안정으로 인한 이중결제가 되어 있었다. 환불을 요청했지만, 증명 등을 핑계로 차일피일 늦춰져 답답했다.

사례 2. 콘텐츠는 반드시 돈을 내고 다운로드를 한다는 철칙을 갖고 있는 장 모(37)씨. MP3 플레이어로 최신가요를 즐기기 위해 음악전문 사이트에서 한 곡당 500원 씩 최신가요 30곡을 다운로드 받았다. 음악을 들은 지 한참이 지난 후에야 30곡 중 두 곡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1분도 채 되지 않아 음악이 끊기는 것. 사이트에 불만이 생겼지만, 1000원 때문에 항의를 하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넘어갔다.

DC 거래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샀지만 거래절차가 허술해 피해를 소비자가 감내하는 상황이다. 사례처럼 금액 피해는 몇 만원 단위에서 몇 십원 단위로 천차 만별이라, 소비자 개개인이 단 한번 입는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알 게 모르게 수백·수천억 원으로 불어만 가는 소비자 피해 현황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과 한국소비자연맹이 공동으로 조사한 ‘DC소비자피해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2005년 1월부터 2007년 9월까지 접수된 피해 신고만 7252건에 달했다. 접수자들의 피해금액은 13억 1490만원으로, 건당 17만원 가량이다. 연구를 통해 전체 소비자들의 피해액은 853억 578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피해 형태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구매한 콘텐츠가 다운로드 중 끊겨 소비자는 콘텐츠를 사용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과금이 되는 경우다. 또, 분실한 후 재신청이 안되는 경우도 소비자 피해 신고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사이버머니 낙전도 소비자 모르게 증발해 버리는 경우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온라인콘텐츠 거래는 기존 물품 거래와 달리 소액결제가 많으며 온라인 전송으로 전달되는 특성 때문에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등 기존 법제도의 보호대상에서 제외됐다. 특화된 소비자보호 수단 필요이 절실한 이유이다.

거래의 불안정으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만 입는 것이 아니다. 콘텐츠 제공자(CP)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OSP)를 통해 자신의 콘텐츠가 얼마나 팔렸는지 쉽게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CP와 OSP와의 불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투명하고 안정적인 거래 체계 구축이 필요한 현실이다. 특히 국내 DC산업의 시장규모가 10조 원에 달할 만큼 커진데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25% 가량 성장하고 있는 만큼, 특별한 조치가 없으면 DC 유통 과정 중 피해자가 입는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KIPA 최민식 책임은 “알게 모르게 소비자들의 피해는 늘어가고 있는 현실”이라며 “거래내역을 보관하고 사후 증명을 통해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고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공정거래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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