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리콤(3Com)을 인수, 글로벌 통신장비기업으로 발돋움하려던 중국 화웨이가 암초를 만났다.
스리콤은 중국 통신장비제조업체 화웨이와 미국 사모펀드 배인캐피털 컨소시엄에 회사를 매각하기 위해 미국 재무부 산하 대외투자위원회(CFIUS)에 제출한 관련 신청서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20일(현지시각)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파이낸셜뉴스 등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CFIUS는 이 같은 행보가 국가 안보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면서 스리콤이 중도하차를 결정한 배경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동안 스리콤은 화웨이와 배인컨소시엄으로부터 22억달러(2조800억여원)를 받고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화웨이는 스리콤과 H3C를 합작 설립하면서 보유하게 된 16.5%의 지분을 21.5%로 늘려 대주주가 된다.
반면에 CFIUS는 통신장비 기술이 중국에 넘어가면 국가안보에 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콤의 네트워크 장비와 기술은 현재 미 국방부 방화벽 등에 사용되고 있다. CFIUS가 투자 금지 조치를 내리면 계약은 무효화된다. 공화당의 새더우스 매코터 하원의원은 지난달 미 정부에 화웨이의 스리콤 지분 인수를 저지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애드가 마스리 스리콤 최고경영자(CEO)는 “당국의 걱정으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실망스럽다”면서 “하지만 아직 화웨이와 배인의 계약이 파기되지않은 만큼 세계적 통신장비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다른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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