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전자결제 시장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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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테스트를 받을 때 큰 사각형이 그려진 종이 한 장을 여러 가지 도형으로 꾸며 보라는 주문을 받게 되는 때가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그려진 사각형 안에서만 고민을 한다는 점이다.

 한정된 사각형을 벗어나면 꾸밀 공간이 훨씬 넓어지는데도 우리는 마치 이것만이 정답인 것처럼 틀 안에 갇혀서 어렵다고만 생각한다. 틀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고립된 사고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생각을 실행하는 사람은 오히려 비정상적인 인물로 비춰지고 편안한 일상을 불안하게 만드는 바보 혹은 두려워해야 할 존재로 인식되곤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서비스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으로 범위를 확장해 가는 것은 무척 어렵다.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업계에서 섣불리 무엇인가를 추진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항상 같은 자리에서 맴도는 일이 많다.

 하지만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틀을 깨는 과감한 발상 전환,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전자결제 시장에 나타나는 ‘틀 벗어나기’ 바람은 전자결제 및 IT 시장 전체에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결제 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해당 기업들에 블루오션으로 향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점차 다양하고 일상화된 온라인 거래 환경에 더 큰 신뢰와 안전성을 더해 줄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전자결제 업체들이 기존 온라인 쇼핑몰 등 전자거래 업체의 B2C 결제만이 전부라고 생각해 이 작은 분야에서 서로 제살 깎아먹기를 해온 것과 달리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개척해야 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가장 먼저 개인 간의 P2P 거래 시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블로그 등 1인 미디어의 사용이 일상화되고 UCC 활성화 등의 트렌드에 따라 개인 간 온라인 거래 환경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많은 사람은 대면 거래를 하거나 불편함이 있어도 오픈마켓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 거래를 위한 결제시스템과 에스크로(이용자보호) 서비스만 제공된다면 그 편리함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자사도 이런 요구에 따라 개인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이용해 바로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P2P 서비스를 내놓아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해외 결제 시장으로 그 문을 넓힐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온오프라인을 넘어 자유로운 거래가 일반화된 글로벌 시대에 국경을 넘는 결제·정산 시스템은 그 필요성이 더없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 진출하려는 해외 업체나 해외에 진출하려는 국내 업체에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자국에서와 동일한 결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한다면 기업에는 매우 좋은 무역 환경이 조성 될 것이다.

 이 밖에도 기업 간 B2B 거래에도 전자결제 업체들의 진출 가능 영역이 크게 열려 있다. 최근 이니시스에서 오픈한 바 있는 기업 간 상거래에서부터 정산 시 기업의 거래 안전성을 보호해 주기 위한 대출보증 및 담보보증 등의 업무까지 원스톱으로 처리되는 시스템 등이 대표적 예다.

 특히 B2B 부분은 거래 규모가 막대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업체들이 더욱 신경을 집중해야 할 분야다.

 이렇듯 최근 전자결제 업계에는 새로운 서비스를 향한 요구가 커지고 실제로 많은 업체에서 이에 맞는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업계의 바람을 넘어 일반 소비자의 생활을 변화시키는 토대가 될 것이다.

 1세대 전자결제 서비스가 편리한 온라인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중추가 됐듯 앞으로 새로 쏟아져 나올 다양한 서비스들을 통해 다시 한번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대해 본다.

 전수용 이니시스 대표 sooyong@inic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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