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의 시리아 기업가 즈비 시라이버(38)는 지난해 이스라엘에 소프트웨어 벤처 고스트(G.ho.st)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인터넷에 저장한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PC로 불러올 수 있는 ‘버추얼 PC’를 개발 중인데 오는 4월 이스라엘에서 상용제품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시라이버 CEO는 “버추얼 PC가 상용화되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나 애플 매킨토시OS 등 기존 컴퓨터 운영체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소프트웨어업계의 골리앗’ 마이크로소프트에 도전장을 내민 이 작은 회사의 행보가 최근 국제 정세라는 또다른 차원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이스라엘 업체인 고스트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근거지 라말라시에 개발센터를 설립하고 팔레스타인 프로그램 개발자 36명을 고용한 것.
그러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국경 출입이 민간인에게 통제돼 있기 때문에 시라이버 사장은 아직까지 한 번도 라말라시 개발센터를 방문한 적이 없다.
대신 이스라엘 본사와 개발센터 간 회의는 영상회의시스템이나 무료인터넷전화 스카이프로 이뤄진다.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이다. e메일과 전화 통화도 상시 이뤄지고 직접 대면해 해결해야 할 일이 있을 때에는 접경지역인 제리코에서 만난다.
시라이버 CEO는 “인도나 중국에 아웃소싱을 하는 것보다 이스라엘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팔레스타인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엔지니어의 임금은 이스라엘 엔지니어의 30∼40%에 불과한 수준. 지난해 이스라엘의 IT분야 인력의 몸값은 전년보다 무려 15% 껑충 뛰었다. 특히 컴퓨터 엔지니어들의 연봉은 6만달러를 넘는다. 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서안지구에 고스트처럼 팔레스타인 출신의 고급IT인력을 구하려는 이스라엘 IT기업들이 붐빈다고 전했다.
고스트가 소프트웨어업체기 때문에 국경을 초월한 협업이 가능했던 측면도 있다. 이스라엘 본사 직원과 개발센터 연구원들이 인터넷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소스코드를 공유하고 프로그램을 함께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인스턴트 메시징 ICQ를 개발해 ‘이스라엘 인터넷의 대부’로 불리우는 요시 바르디는 “다른 산업분야와 달리 소프트웨어 업종은 정치적 봉쇄나 제재 조치가 별 효과가 없다”며 “고스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경제협력을 확대해 중동 평화에 기여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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