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과학기술원 김양한 교수팀은 특정 개인에게만 소리를 들리게 하는 ‘음향 집중형 개인용 음향시스템(sound focused personal audio system)’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소리의 간섭현상을 이용해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고 사용자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만든 장치다. 귀를 아프게 하는 이어폰이나 헤드세트를 쓰지 않아도 나 혼자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소리가 근본적으로 파동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2개 이상의 파동은 서로 섞여 간섭현상을 일으키는데 위상이 같은 파동끼리 만나면 커지고, 위상이 반대인 파동끼리 만나면 작아진다. 커지는 경우를 보강간섭, 작아지는 경우를 상쇄간섭이라고 부른다. 김 교수의 스피커는 청취영역에서만 보강간섭이 일어나고 다른 장소에서는 상쇄간섭이 일어나도록 만든 것이다.
사실 간섭현상으로 소리를 제어하려는 시도는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됐다. 대표적인 시도가 듣기 싫은 소음을 제거하는 ‘능동소음제거(ANC: Active Noise Control)’ 기술이다. 이것은 소음과 반대 위상의 소음을 만들어 소음을 없애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채석장의 근로자는 엄청난 소음에 시달리는데, 쇄석기의 소음을 녹음해 이와 반대되는 위상의 소음을 근로자에게 들려주는 식이다.
생리적으로 소리가 제거되는 현상도 있다. ‘마스킹 효과(masking effect)’는 한 소리에 의해 다른 소리가 가려져 듣지 못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화장실에서 먼저 물을 내리고 소변을 보면 소변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소음으로 소음을 덮는 것이다.
과학 많이 본 뉴스
-
1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2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3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4
LG전자, 대대적 사업본부 재편…B2B 가시성과 확보 '드라이브'
-
5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6
애플, 'LLM 시리' 선보인다… “이르면 2026년 출시 예정”
-
7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8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9
앱솔릭스, 美 상무부서 1억달러 보조금 받는다
-
10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