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정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인텔은 오는 13일 신소재인 하이케이(High-k)와 메탈 게이트를 트랜지스터에 도입한 45나노미터(㎚) 프로세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텔은 올해 1월 이 신소재에 대해 발표하며 트랜지스터 디자인과 반도체 공정을 근본적으로 바꾼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다.
하이케이와 메탈 게이트는 인텔이 45나노 트랜지스터의 단열벽 및 스위칭 게이트를 구축하는 데 새롭게 사용한 신소재다. 이 신소재를 적용한 수억 개에 달하는 미세 트랜지스터(혹은 스위치)는 인텔 코어2듀오, 인텔 코어2쿼드, 제온 등의 제품군에 속하는 멀티코어 프로세서에 탑재된다.
두 가지 신소재가 적용된 덕분에 트랜지스터의 전기누출량이 감소돼 속도가 빠른 데스크톱·노트북·서버용 프로세서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트랜지스터의 전기누출량이 많으면 칩과 PC의 디자인·크기·전력소모량·소음·비용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신소재가 반도체 공정을 혁신시킨다=인텔은 45나노 공정 기술의 트랜지스터 누출량을 현저히 감소시키면서 성능을 증진시키는 새로운 소재들을 혁신적인 방법으로 결합, 적용했다. 트랜지스터 게이트 절연체에는 하이케이라는 물질로 구성된 신 소재를 적용했고, 트랜지스터 게이트 전극에는 여러 메탈 소재의 결합물인 메탈 게이트를 사용했다.
하이케이는 실리콘 다이옥사이드보다 조금 더 두꺼운 하프늄(hafnium) 기반의 소재다. 하이케이 절연체는 현재 사용되는 실리콘 게이트 전극과 호환되지 않는다. 따라서 인텔의 45나노 트랜지스터를 만들 때는 새로운 메탈 게이트 소재도 개발해야 했다. 인텔은 현재 사용하는 특별한 소재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트랜지스터 게이트 전극에 서로 다른 여러 메탈 소재들을 결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는 “하이케이 및 메탈 소재의 적용은 1960년대 후반 폴리실리콘 게이트 MOS 트랜지스터가 출시된 이래 이뤄진 트랜지스터 기술 부문의 여러 변화 중 가장 괄목할 만한 일이다”라고 극찬했다.
트랜지스터는 디지털 세계의 1과 0을 처리하는 작은 스위치다. 게이트는 트랜지스터를 켜고 끄는 역할을 하고, 게이트 절연체는 게이트 아래에 있는 단열재로써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게이트를 분리시킨다. 하이케이와 메탈 게이트의 결합으로 트랜지스터의 전류 누출량을 현저히 감소시키고 성능을 강화시킬 수 있게 됐다고 인텔은 밝혔다.
◇신소재 도입 배경=인텔의 45나노 트랜지스터의 크기는 한 개의 인간 적혈구 표면에 약 400개까지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작다. 10년 전에는 250나노가 최첨단 공정기술이었다. 10년 전 트랜지스터와 45나노 공정으로 개발된 트랜지스터를 비교하면 크기는 5.5배, 면적은 30배나 증가했다.
무어의 법칙에 따라 칩 한 개에 탑재된 트랜지스터의 수가 2년마다 두 배씩 증가함에 따라 인텔은 더 많은 기능과 컴퓨팅 프로세싱 코어를 추가하고 성능 증진·제조 비용과 트랜지스터당 제조단가 절감·기술 혁신·제품 통합이 가능해 졌다.
이런 기술 혁신의 속도를 유지하려면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점점 더 축소돼야 한다. 그러나 고밀도집적회로(LSI)의 최소 배선폭이 원자 수준에 달하면서 전력 소모 및 열 발산 문제가 증가했다. 현재 활용 가능한 소재를 이용해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축소시키는 데 근본적인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그 결과 새로운 소재의 적용이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트랜지스터 게이트 절연체 생산에는 40년 넘게 ‘실리콘 다이옥사이드(silicon dioxide)’가 사용됐다.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이 게이트 절연체는 점점 더 가는 형태로 변형됐다. 인텔은 실리콘 다이옥사이드 게이트 절연체를 1.2㎚ 두께까지 축소시켰다. 이는 다섯개의 원자층과 동일한 두께다. 하지만 이처럼 실리콘 다이옥사이드의 크기를 축소시키자 게이트 절연체를 통한 전력누출량이 증가했고 전류가 소모됐으며 불필요한 열이 발생했다.
인텔의 시니어 펠로우인 마크 보어는 “실리콘 한 개에 점점 더 많은 트랜지스터가 탑재되면서 업계에서는 전류 누출 감소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왔다”며 “인텔은 하이케이와 메탈 게이트가 적용된 트랜지스터를 45나노 공정기술에 적용함으로써 여러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구현할 수 있었고 향후 10년 동안 무어의 법칙을 계속 적용하는 데도 기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과학 많이 본 뉴스
-
1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2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3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4
AI돌봄로봇 '효돌',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 선정...조달청 벤처나라 입점
-
5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6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7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8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9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10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