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신화, 우리가 주역]에이직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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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직뱅크(대표 박은화 www.asicbank.com)는 다양한 반도체 설계자산(IP)을 바탕으로 주문형 반도체(ASIC)를 개발하는 디자인하우스다.

 여러 해 동안 ASIC 설계 및 제작 경험을 쌓은 박은화 사장(39)이 세계 최고의 시스템온칩(SoC) 전문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로 전문 연구진을 끌어 모아 2000년 5월 설립한 회사다. 지난 2005년부터 일본 후지쯔(Fujitsu)의 디자인 하우스 역할도 한다.

 박은화 사장은 광운대 전자재료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한화정보통신, 하이닉스의 디자인하우스인 HVD를 거쳤다. 반도체 디자인 하우스인 로직캠프를 공동 창업했으며 이후 에이직뱅크를 세워 독립했다. 주축은 박사장과 같은 광운대 출신이다. 박 사장을 포함해 최태용 최고기술책임자(CTO)와 강희민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모두 광운대학교 전자재료공학과 동문이다.

 반도체 IP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에 온 힘을 쏟았다. 개발이 늦어지면서 2004년과 2005년엔 힘든 시기도 겪었다. 그러나 직원들과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오면서 자신감이 더욱 쌓여 갔다. 이 과정은 전 직원이 기술력과 패기와 의리로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 박 사장은 “고객이나 투자자에게 회사를 설명하면 이 적은 인원으로 어떻게 이 많은 일을 하고 있냐고 묻는다”며 “우리 직원들의 팀워크가 탄탄하다는 것을 고객들도 잘 안다”고 웃으며 말했다.

 에이직뱅크는 독자 IP를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고객사의 ASIC 개발에 걸리는 기간과 위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MPEG-4와 JPEG을 비롯해 이더넷 컨트롤러, IDE, PCI, LCD 및 메모리 컨트롤러, DMA 컨트롤러, 범용 비동기 송수신기(UART), 타이머, 다용도 입출력 포트(GPIO) 등과 관련된 IP들이다.

 에이직뱅크는 △ASIC 개발 가능성·절차·준비사항·비용·개발 기간 등 검토 △최종 개발될 시스템과 ASIC의 규격 검토 △VHDL을 이용한 고수준 디자인 및 검증 △IP 개발 및 지원 △견본 보드 제작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등 반도체 디자인에 필요한 서비스를 전방위로 제공한다.

 ASIC을 제품화하는 데 필요한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기술·영상압축 기술·리눅스 설치·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견본 제작 기술 등을 갖췄다. 고객이 SoC를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반도체 설계에서 제품화 단계까지 보장한다.

 에이직뱅크는 디자인 서비스 외에도 자체 제품으로 DMB플랫폼·IP카메라·SoC솔루션을 비롯해 드라이브 리코더 ‘티아이(T-eye)’ 등도 개발, 판매 중이다.

 <인터뷰> 박은화 사장

 “우리는 박리다매형 칩 대신 부가가치가 높은 아이디어 칩 기술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대기업이 할 수 있는 대규모 사업에는 뛰어들지 않습니다.” 박은화 사장은 대기업도 하기 힘든 SoC시장에서 나름 입지를 세운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SoC가 IT분야의 차세대 먹거리인 이유가 뭔지 아느냐”고 되물으며 “이제 전자제품에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요소는 SoC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박 사장은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으로 우루루 몰려갈 게 아니라 부가가치 높은 SoC를 제대로 만드는 게 제품의 원가절감에는 훨씬 유리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요즘 디지털 제품 바이어들은 완제품 견본을 들고 가면 내부를 뜯어본 후 어떤 칩을 사용했는지 봅니다. 칩만 봐도 그 제품의 성능과 가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젠 기술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 있는 SoC를 채택하지 않으면 디지털 제품의 판매도 쉽지 않습니다.”

 박 사장의 목표는 엉뚱하게도 고객을 바보로 만들기다. 에이직뱅크가 반도체 설계부터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다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고객이 자꾸 자사의 디자인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는 얘기다.그는 “한 번 우리 고객이 되면 우리의 마수에서 못 벗어난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고객 바보 만들기’는 곧 ‘무한책임주의’인 셈이다.

 박은화 사장은 “한국에도 작지만 능력있는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라며 “에이직뱅크는 디자인 서비스 가격이 다른 기업에 비해 조금 비싸지만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실력에서 나온 자신감이 이 회사의 재산이다. 공동기획:전자신문·성남산업진흥재단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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