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반도체업체, 한국 지사 재구성

 최근 인수나 합병을 치룬 외국계 반도체업체들의 한국지사가 조직 재구성을 위한 헤쳐 모여로 매우 부산해지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사장들의 자리 변동도 생겨 새 수장에 누가 앉을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지사의 헤쳐모여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아나로그디바이스코리아와 ST마이크로와 인텔의 합작사인 뉴모닉스다.

아나로그디바이스코리아는 최근 매각된 통신부문의 인력을 대만의 미디어텍으로 넘겨주는 작업에 한창이다. 아나로그디바이스는 이 와중에 전고영 사장마저 자리를 떠나는 바람에 더 바빠졌다. 전고영 사장은 지난 15년간 국내 지사장을 맡아왔으나 최근 브로드컴코리아 사장으로 옮겼다. 아나로그는 공석이 된 지사장 자리에 내부 승진자를 앉히려 했지만 하필이면 통신부문의 사람이어서 이도 여의치 않게 됐다. 아나로그디바이스코리아는 통신인력 양도와 새 지사장 외부 영입을 동시에 진행중이다.

ST마이크로코리아도 재편에 여념이 없다. ST마이크로는 인텔과 함께 합작사인 뉴모닉스를 설립했다. ST마이크로코리아는 이에따라 플래시메모리의 연구조직과 일부 인원을 뉴모닉스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인텔코리아도 뉴모닉스에 해당 인력 10여 명을 전출시킬 예정이다.

미디어텍과 뉴모닉스는 한국에 지사 설립도 추진중이다.

뉴모닉스의 경우 당초 이달내에 본사와 전세계 지사가 동시 설립이 예정됐으나 미국에서 반독점 판결이 늦춰지는 바람에 내년 초로 연기된 상태다. 뉴모닉스의 경우 ST마이크로코리아뿐 아니라 인텔코리아에서도 인력을 양도받기 때문에 외부영입과 함께 두 회사 출신중 한사람을 지사장으로 발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뉴모닉스는 본사 CEO를 인텔 출신 브라이언 해리슨이 맡은 만큼 국내 지사장도 인텔코리아 출신이 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디어텍은 통신칩 대기업 영업 노하우가 떨어지는 만큼 국내 지사를 설립할 경우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승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아나로그디바이스에서 통신칩 사업을 맡아온 핵심인력 7명이 있는데다 이들 중에는 아나로그에서 지사장으로 점찍은 인물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반도체 업체 지사장은 본사가 직접 헤드헌팅을 통해 선임하는 만큼 내부 승진이 이뤄지는 경우가 흔지 않다”며 “그러나 이번처럼 어수선한 상황에서는 내부 승진 가능성도 그만큼 높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경민기자@전자신문, 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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