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트렌드]지능형 정부와 찾아가는 행정서비스

Photo Image

 “OO, 이젠 가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을 인터넷에서 골라 간다.” “열차 표 예매하듯 OO를 예약하세요.” “국민이 □□하는 행정서비스.” “납세서비스 혁신을 통한 국민□□ 경영.” 변하고 있는 정부의 모습을 홍보하는 책자에 등장하는 문구다.

 OO, □□에 들어갈 단어는. 답은 ‘군대’와 ‘감동’이다. 과거 가장 권위적이고 업무 특성상 특히 공급자 위주의 정책을 펴 왔던 병무청과 국세청의 변화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국민=고객’이라는 인식이 공무원 사회에 널리 퍼지고 있다. ‘내가 편하면 국민이 불편하다’는 슬로건이 국민을 고객으로 간주하는 행정문화의 변화를 대변한다. 이 슬로건은 정부의 생산성 향상과 대민 서비스 개선을 행정개혁의 최우선 과제로 삼는 신공공행정 개념의 등장 이후 계속 확산되고 있다.

  IT, 특히 인터넷의 보급과 확산은 다양한 전자정부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공무원은 더 친절하게 국민에게 서비스할 수 있게 되며 국민은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정부에 접속해 필요한 서비스를 받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공무원의 친절운동과 함께 국민을 고객으로 여기는 행정서비스가 IT를 기반으로 더욱 고도화되면서 미래 정부의 변화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행정서비스의 질적인 고도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편리함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인 국민의 필요를 사전에 인지, 대응(sense and response)하는 서비스가 개발돼야 한다. 지금까지 찾아오는 민원인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어떻게 편리하게 제공할 것인지가 쟁점이었다면 이제는 정부가 먼저 나서서 국민의 필요를 파악해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비록 매우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이미 도입된 예로서 정보통신부가 시행하고 있는 ‘통신민원 사전인지제도’를 들 수 있다. 시장상황과 제기된 민원의 추이를 모니터링해 민원 발생이 우려되는 분야에 민원 예보 발령 및 민원 동향 공지 등의 피해 예방활동을 강화한 것이다.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미리 알려주는 제도도 사전 인지해 제공하는 서비스의 초기 형태에 해당한다.

 국민에게 먼저 다가가서 그들의 다양한 서비스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납세나 병역의무 등과 같은 정형화된 행정정보를 통합해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의 욕구 변화 추세나 기술발전 동향 등 비정형 정보의 공유와 분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통합, 분석까지 가능한 지식정부 혹은 지능형 정부가 돼야 한다. 여기에 더해 유비쿼터스 정부의 대응능력을 바탕으로 사전 인지 및 대응체계를 갖춰 실시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전 인지해 제공하는 서비스와 함께 고객 서비스를 위한 창구통합, 고객의 서비스 이용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관리 등이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수단으로 계속 발전할 것이다. 은행에서 입·출금하고 증권회사에서 주식을 매매하며 보험회사에서 보험업무를 처리하던 체계로부터 진화해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중심으로 금융기관의 창구가 재배치돼 고객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찬가지로 정부도 IT를 응용, 창구를 통합하고 국민 중심의 서비스로 전환함으로써 서비스 전달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민간시장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됐던 고객만족 또는 고객감동 서비스 제공이 이제 정부 변화의 매우 중요한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다. 그 한가운데 IT가 자리하고 있다. 전자정부로부터 시작된 정부의 변화가 사전 인지형 고객맞춤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미래 정부 모습의 변화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를 예측하고 이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는 정부가 그 답을 찾아야 할 중요한 정책과제다.

◆정국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 khjeong@kisdi.re.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