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식 과기부총리 인터뷰
“을지훈련을 계기로 더위에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다시금 단단히 조여 긴장감을 갖고 국가적 위기관리 역량을 높입시다.”
지난주 초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이 주재한 간부회의는 여느 때와 달리 긴장감이 돌았다.
김 부총리가 미국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동안 원자력연구원의 우라늄 분실사건이 터졌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지난봄에 폐수처리장 펌프 고장으로 화학실험실 시설에서 발생한 폐수를 배출한 사실이 적발돼 사법당국에 고발조치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당시 연구소)에서 크고 작은 방사능 누출 사고가 터진 데 이어 생명과학연구원과 ADD에서 화재사고가 났고 올 초에는 연구원이 자살하는 사고가 터지는 등 최근 과학기술계에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 부총리는 회의에서 최근 일련의 크고 작은 사건을 지적하며 차관 주재 종합대책반과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재발방지를 위해 일벌백계할 것을 지시했다. 필요하면 과기부 감사도 하도록 하는 등 강도 높게 질책했다. 미국 출장 당시에는 수행중이던 박창규 원자력연구원장을 수차례 불러 질책했다는 후문이다.
김 부총리는 또 20일부터 시작되는 을지훈련을 앞두고 과학기술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띄운 서한에서도 “최근 발생한 우라늄 분실사건, 폐수 무단방출 및 화재 등 과학기술계의 관리 및 보안시스템에 경종을 울리는 사고들이 있었다”며 “이는 성실한 자세로 묵묵히 업무에 매진하는 많은 과학기술인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과학기술계 전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해당 기관 및 담당자를 가려내 사고의 진위를 밝히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것”이라고 질책했다.
김 부총리는 그러나 “질책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전화위복’의 마음가짐’”이라며 “이번 일을 통해 각자의 실험실, 사무실 등 국가 과학기술이 일구어지는 현장 하나하나에까지 철저히 하자는 블루텐션 정신이 진가를 발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전쟁 및 유사한 국가 비상사태 시 효율적이고 신속한 대처 준비태세를 갖추기 위해 모든 정부부처와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을지훈련이야말로 블루텐션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긴장감을 갖고 위기사태에 대처하는 능력을 점검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