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반도체산업협회를 바라보는 업계 시각이 변하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 8년간 삼성전자에 견줄만한 기업의 부재로, 삼성전자가 음으로 양으로 지원하면서 ‘삼성전자 편향적 단체’라는 이미지가 특별히 강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균형잡힌 색채가 가해지기 시작했다. 반도체산업협회 장비분과 회원사 한 CEO는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과거 분과 회의에 참석해 보면 삼성전자와 관련 협력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 온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 89년 삼성전자·현대전자·금성일렉트론 3사가 주축이 돼 설립돼, 매년 3사가 돌아가며 회장사를 맡았다. 그러나 현대와 LG의 반도체사업부 합병 이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2000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전자측에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마이크론의 하이닉스 인수 논의가 진행될 2002년 당시, 반도체산업협회는 하이닉스의 입장을 전혀 대변해주지 않았다. 중국 우시공장 설립과 관련한 논란에서도 발을 뺐다. 당시 우의제 하이닉스 사장은 협회 행사에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을 정도로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2006년에는 회장 뿐 아니라 부회장도 삼성전자쪽 인물이 맡는 방안까지 거론됐을 정도다.
협회가 삼성 일변도에서 탈피하는 모습은 급성장한 하이닉스가 전과 달리 과거의 위상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배려도 무시하기 어렵다. 협회는 최근 반도체 국제행사 등에 통상 전문가로 정평이 있는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을 초빙하려 애 쓰는 등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종갑 사장 스스로도 취임 이후 협회 활동에 매우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협회 부회장과 김 사장이 모두 산자부 출신이라는 점이 알게 모르게 작용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한다. 특히 회장을 맡고 있는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의 운신도 두드러진다. 황 회장은 하이닉스의 이천공장 구리공정 도입 문제와 관련, “반도체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정부의 전향적 판단을 기대한다”는 말로 지원했다.
오는 10월 개최되는 국내 유일의 토종 반도체 전시회 ‘SEDEX’에서는 ‘삼성전자의 날’과 ‘하이닉스의 날’이 지정돼 균형잡힌 행사로 치뤄진다. 거듭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모습은 곧 반도체산업의 미래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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