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조직개편 왜 했나

 삼성SDI는 지난 16일 PDP사업부와 AM OLED 제조를 총괄하는 디스플레이사업부문을 신설하고, 부분장으로 ‘제조기술의 달인’으로 꼽히는 삼성전자 김재욱 사장을 전격 영입했다. 또 CFO인 이정화 부사장을 브라운관사업부장으로 선임했다. 경영지원실, 경영기획실 등 본사 지원조직을 팀으로 슬림화하는 동시에 새로 신사업발굴TF를 가동시켰다.

 ◇디스플레이사업 새판짜기=삼성SDI가 PDP, AM OLED, STN, 소형 LCD, 브라운관 등 여러 영역 가운데 유독 PDP와 AM OLED를 디스플레이사업부문으로 묶은 것은 이들 사업에 일단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특히 AM OLED의 경우 마케팅·영업조직은 기존 모바일디스플레이사업부에 남고, 제조부문만 디스플레이사업부문에 편입한 것은 시급한 영역부터 순차적으로 역량을 집중해 나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브라운관, 모바일디스플레이 등 삼성SDI 입장에서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부는 현상유지나 구조조정의 과정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CFO인 이정화 부사장을 브라운관사업부장으로 선임하면서 부산에 유일하게 남은 국내 브라운관사업장의 조기 철수가 가시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무게를 얻고 있다.

◇김 사장 영입은 이중포석? =삼성전자 기술총괄 김재욱 사장의 영입은 당장 PDP와 AM OLED의 제조경쟁력 강화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PDP 신규라인인 4라인과 AM OLED 전용라인이 수율문제로 양산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사장에 대한 이재용 전무의 신임이 남다르다는 점을 들어 차세대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이재용 전무는 계열사 생산현장을 시찰할 때마다 김 사장을 항상 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M OLED의 경우 80%, PDP의 경우 40% 가량이 반도체 제조공정을 응용한다는 점에서 김 사장의 활약이 기대된다.

◇어떤 신사업 제시할까=신설된 신사업발굴TF는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연구소를 중심으로 개발이 한창인 차세대 LCD 백라이트유닛, 디스플레이 소재 등이 가장 먼저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최근 검토 작업을 끝낸 비오이하이디스를 인수, 중소형 LCD패널 사업에 신규로 뛰어들거나 상업용 디스플레사업 진출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극도의 경영악화에 허덕이는 삼성SDI가 재정적인 여유가 많지 않은데다 그룹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신규사업이 당장 가시화 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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