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차세대 데이터센터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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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의 중요성을 정확하게 인식한 국가를 꼽자면 단연 로마를 들 수 있다. 그 유명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로마는 국경까지 고속도로를 뚫어 사람과 물자의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그 당시 패권을 잡은 다른 국가들은 영토를 지키는 것에만 급급해 성을 둘러쌓고 있을 때, 로마는 정반대의 행동을 한 것이다. 이는 로마 번영의 기반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 급속한 로마화까지 가져오게 했다.

 산업화 초기에 도로나 공항·전기·상하수도 같은 산업·공업적 인프라가 사회 발전의 근간이 됐다면 정보화, 지식사회에서는 컴퓨터와 통신망이 결합된 IT인프라, 즉 정보화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정보화 구축 정도에 따라 사회 발달 정도를 판가름할 정도가 됐다.

 정보화 구축의 핵심은 최첨단 IT시스템과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집중된 데이터센터다. 정보화의 중심축일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활동의 구심적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증가하는 IT 자원의 효율적인 운영 및 안전한 관리가 업무 시스템의 최적화는 물론이고 기업의 성공까지도 좌우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IT 발전속도에 맞춰 투자를 늘려 시스템을 갖추고 운영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비즈니스에서 이는 정답이 아니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다는 경제원칙이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다.

 데이터센터라고 예외는 아니다. 새롭게 주목받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는 비용절감과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운영, 서비스 수준의 극대화가 요구되고 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는 슈퍼맨처럼 말이다.

 계속되는 기술 개발로 차세대 데이터센터는 과거 데이터센터가 안고 있던 문제점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첫째, 순간적으로 폭주하는 시스템 부하 해결을 위한 유연한 컴퓨팅 활용이다. 별도로 구축돼 있는 모든 컴퓨팅 자원들을 하나의 시스템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가상화(virtualization)’ 기술을 통해 전체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다. 이 과정 또한 ‘시스템 부하가 80% 이상이 되면 10% 이하인 컴퓨터에서 CPU를 끌어온다’는 식으로 설정해 중앙 관제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효과적인 전력 운용에 따른 전기요금 감소다. IDC가 지난 2005년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단순 시스템 구동을 위해 쓰이는 전기는 전체 전력 소모량의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시스템이 내뿜는 열기들을 식히기 위해 ‘온도 유지’에 집중 사용되고 있었다. 차세대 데이터센터는 ‘시스템들이 내뿜는 열기를 효율적으로 냉각하면 전기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시스템과 서버를 재배치하거나 서버의 발열량에 따라 쿨링을 조절하는 스마트 쿨링, 브레이드 서버 같은 집중발열을 해결하는 모듈러 쿨링 방식 등을 개발해 적용 중이다.

 셋째, 첨단 기술로 무장한 자동화 시스템을 완벽하게 보호할 철옹성 같은 보안대책 구축이다. 보안사고 대비를 위한 보안시스템 구축이 아닌 데이터센터에 적합한 보안 정책 수립에서부터 이에 따른 시스템 구축 및 운용, 관련 데이터 축적 같은 사후 관리까지 모두 구현해야 한다.

 얼마 전 롯데정보통신은 가상화 시스템을 비롯, 3단계 전력 이중화 및 고감도 연기감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7단계에 걸친 완벽한 보안체계 등을 적용한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개관했다. 이 외에도 여러 기업에서 데이터센터를 신설하거나 확장하고 있다. 통합전산자원관리 체계 구축을 통해 기존 서비스 기업에 대한 전산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IT 아웃소싱 시장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등장으로 국내 IT분야는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 그러나 머지않아 우리는 또 다른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 차원 높은 가치를 축적한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보다 특화된 비즈니스 경쟁력 창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사장 oks6012@ldc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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