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국방 정책의 마에스트로 국방부 정보화기획관실 정보화기획관 장원초 국장(58·공사 21기). 장 국장은 우리 군의 비전인 ‘첨단 정보과학 기술 군 달성’을 위해 올해로 3년째 국방 전반에 걸친 정보화 정책을 수립하고 방향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장 국장은 말이 3년이지 이 기간 동안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한다. 지난 2004년 7월 말부터 현재까지 국방부 정보화기획관으로 재직하면서 그가 모신 국방장관만 3명(38대 조영길 장관→39대 윤광웅 장관→40대 김장수 장관)이다.
“공군본부 지휘통신참부장 시절이 심적으로 홀가분했습니다. 국방부 정보화기획관실은 국방 정보화의 최상위 부서입니다. 육·해·공군·합참 등 국방 영역 전반의 정보화를 이끄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곳이죠. 턱없이 부족한 부서인력으로 지휘부를 이해시키고 각 군의 다양한 이견을 조율하는 등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하다 보니 어느덧 머리에 흰눈이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디지털 국방 주춧돌 하나=장 국장은 지난 3년 동안 군 혁신 정책의 중심에 서 있었다. 병력 위주의 양적 군 체계를 정보·기술 집약 중심의 군 체계로 전환하는 ‘국방개혁 비전 2020’ 달성을 위해선 무엇보다 혁신적인 정보화 정책 수립이 뒷받침돼야하기 때문이다.
우선, 그는 열악한 통신 환경의 전방(1군과 2군) 지역 군 통신망 개선에 역점을 뒀다. 1군·3군 지역의 소대급 이상 제대에 E1급 국방정보통신망 구축 사업을 민간자본유치(BTL) 방식으로 10월께 전개, 군 IT 인프라를 광대역통신망(BcN)으로 전환한다. 장 국장이 창군 역사 이래 국방통신망의 BTL 도입 사례를 처음 만든 것이다.
“전방 육군 통신 및 전기 시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열악합니다. 지상전술지휘통제체계(C4I)를 전방에 배치해도 무용지물입니다. 전방 군 통신망 속도가 64Kbps인 탓에 지휘관의 작전 지시가 실시간으로 전파되질 않습니다. 심지어 전방에 설치한 사이버지식방도 운영 불가입니다. 전압이 낮은 탓에 PC를 작동할 수 없어 변압기를 교체해야 할 정도입니다.”
사실 전방의 초고속통신망 구축은 육군의 오랜 숙원 과제였다. 장 국장이 면밀하게 주판알을 튕긴 끝에 건설-이전-임대(BTL: Buiuld To Lease) 방식의 국방정보화 정책을 수립, 해소한 것이다. 그는 “연간 800∼900억원이 1군·2군 통신요금으로 지출되고 있다”며 “BTL로 초고속통신망을 깔면 연간 210억원 통신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군의 정보화 투자가 부족했음을 시인했다. 그는 “정보화 예산이 국방 예산 대비 2.2%인 3000∼4000 억원에 불과하다”며 “장비 임대·유지 보수·통신 등의 비용예산을 빼고 나면 실질적인 정보화 투자 예산은 1000억원에도 못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보화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대학교 혹은 연구소를 지원하지 못하는 현실이 못내 아쉽다. 그는 “미 국방부는 대학에 적지 않은 연구 비용을 지원, 그 산출물을 군에 활용하고 재 보완, 군 정보화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국방 주춧돌 둘=장 국장은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전자태그/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RFID/USN), 텔레매틱스, 바이오인식 등 새로운 정보기술(IT)를 국방 분야에 선도 적용하는 정책을 정통부와 협력,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신기술 도입에 걸림돌인 군 획득 제도을 과감하게 뜯어 고쳐 신기술을 군에 조기 접목한다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IT를 군이 테스트 베드로 활용, 첨단과학군을 건설하고 이를 통해 검증된 신 기술은 국가 경쟁력 제고로 연결되는 등 대한민국 IT 산업의 선순환 가치 사슬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인터넷이 미 국방성에서 개발, 민간 분야로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정통부와의 국방협력사업은 군과 산업 수준을 질적으로 한 단계 이상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그는 상용화된 신기술 와이브로를 전술종합정보통신체계(TICN) 등의 정보체계에 도입하는데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와이브로 기술과 제품을 세계로 수출하는 데 군이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이다. 그의 이러한 강력한 의지는 뜻하지 않게 오해를 사기도 했다. ‘와이브로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느냐’는 황당한 의심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떳떳하다. 그리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와이브로의 군 도입은 이미 국방 장관이 정책적으로 내린 결정 사항입니다. 이러한 국방 정책 결정을 토대로 상용 신기술을 효율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수립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인 와이브로를 적용하면 TICN 전력화 기간도 단축할 수 있고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며 “특히 군 적용을 통해 검증된 와이브로 기술이 군사 선진국을 휘젓고 다니기를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3년간 국방 정보화 마스터플랜(EA)을 짜고 단계적으로 실행에 옮겨왔습니다. 이제 네트워크 중심의 국방 정보환경을 건설하기 위해 주춧돌 2개를 심었을 뿐 입니다. 저는 내달말 임기가 만료돼 물러나지만 후배들이 나머지 주춧돌과 기둥을 세워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장원초 국장 약력
△1969년 순천고 △’73년 공군사관학교 △’78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 △’83년 미 IMET통신전자 참모과정 △’06년 아주대학교 C4I/정보보호 석사 △2003년 공군본부 지휘통신참모부 부장(준장) △현 국방부 정보화기획관실 정보화기획관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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