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전자제품분야 중소형 인터넷쇼핑몰들이 기존 유통 기반이던 가격비교사이트인 에누리닷컴의 강력한 피싱 관리 정책에 의해 잇따라 퇴점 조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를 속이는 피싱 등의 판매 관행에 제동을 거는 효과도 일부 점쳐지고 있다.
4일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지난해말 150개에 달하던 가전·컴퓨터분야 입점 중소형몰이 5월 현재 100개로 대폭 축소됐다. 에누리닷컴은 가전·전자제품분야에선 중소형 전문몰은 물론이고 G마켓, 옥션 등 대형오픈마켓들까지 모두가격비교 입점돼있어, 이 분야 쇼핑몰의 판매를 좌우할 영향력을 갖춘 가격비교사이트다. 에누리닷컴의 관계자는 “올해 들어 20∼30개 중소형몰을 피싱 등의 판매 형태가 문제가 돼 강제 퇴점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피싱이 극성스러운 에어컨, 디지털카메라 등이 주된 강제 퇴점 대상이 됐다.
피싱은 실제 판매할 물건이 없으면서 최저가로 가격비교사이트에 등록해 소비자의 전화를 유도한후 실제 판매시에는 고객을 다른 제품으로 유도 판매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특히 에어컨은 최저가로 유인한후 설치비 등에서 마진을 챙기는 한편 카드 결제를 거부해 카드 수수료 지출을 절감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에누리닷컴측은 “피싱 사례에 대한 소비자의 신고가 있을 경우 에누리 직원이 소비자로 가장해 직
/접 확인한후 경고 조치하며 3번째는 강제 퇴점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에어컨 분야 중소형몰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에어컨 전문몰 중에는 일정 규모를 갖추지 않고 설치기사 1명이 회사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런 경우 최저가로 제시하고 설치비용으로 수익을 삼는다”며 “설치후 사후 관리 등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으며 오히려 기업형태로 안정적인 판매를 제공하는 중소형몰이 시장에서 밀리는 피해를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에누리닷컴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까지 나서야, 가전분야 피싱이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했다. 에누리닷컴보다 입점수수료 등이 낮은 경쟁가격비교사이트는 올해 들어 가전분야 입점전문몰수가 늘어, 대비되고 있다. 또 에누리닷컴에서 빠져나온 중소형몰 중 상당수가 오픈마켓의 판매자로 등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 중소형몰 사장은 “컴퓨터·가전·전자제품 등에 대한 인터넷판매가 혼탁스러운 가운데 에누리의 자체 단속도 결국 한계가 있지 않겠나”고 지적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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