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LPL)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5.5세대 투자를 포기하는 대신 대형 TV분야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할 차세대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권영수 LPL 사장은 이날 “5.5세대 투자는 일정 기간 수익성에 일부 기여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든 역량을 차세대 투자에 집중해 대형 TV 분야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하에 전략적 선택을 내렸다”며 “투자 방향이 결정된 만큼 2009년 양산 목표로 조만간 차세대 설비투자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LPL은 그동안 미뤄온 8세대 이상 대형 설비투자에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LPL의 차세대 투자 방향은 8세대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5.5세대용으로 건립한 P8공장이 8세대에도 최적화 돼 있는데다 8세대의 경우 이미 장비가 개발된 상태여서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LPL의 8세대 투자는 삼성전자와 장비교차 공급 문제, LCD 시장경기 등 여러 변수를 감안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어서 아직 속단하기에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5세대 포기 왜?=LPL이 5.5세대 투자를 포기한 이면에는 향후 50인치 이상 대형 TV패널 시장 주도권을 놓칠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8세대에 앞서 5.5세대 투자를 감행할 경우 경쟁업체보다 8세대 투자가 늦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8세대 가동을 앞두고 있고, 샤프는 8세대에 이어 10세대 투자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최근 대만 업체들이 7세대 증설투자를 재개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차세대 변수들=5.5세대를 포기하는 대신 가장 유력한 차세대 라인은 8세대가 꼽히고 있다. 이미 파주에 마련한 P8공장이 5.5세대와 함께 8세대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LPL이 8세대 투자로 최종 가닥을 잡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우선 LPL의 8세대 투자가 속도를 내려면 삼성전자가 장비업체들과 공동 개발한 8세대 장비를 활용하는 문제가 해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권영수 사장은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8세대 기판규격에 맞춰 표준화에 나설 의사가 있다”고 밝혀 삼성전자가 공동 개발한 장비를 적극 구매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지적재산권 문제가 순조롭게 풀리지 않을 경우 또 다른 8세대 기판규격이나 아예 9세대 이상으로 바로 건너뛸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럴 경우 2009년 가동키로 한 차세대 생산라인이 더욱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대만업체들의 7세대 증설 재개로 TV패널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것도 하나의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뒤 수익경영으로 방향을 전환한 LPL이 공급과잉 우려를 감안해 차세대 설비투자 시기를 다시 조율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장비업계 희비=5.5세대 포기로 당장 장비를 수주했던 장비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이미 일부 장비를 만든 업체들은 LPL의 손실 보전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에 8세대 신규투자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8세대는 5.5세대보다 투자 규모가 최대 3배나 크기 때문이다.
5.5세대 장비 공급이 좌절된 장비업체 관계자는 “8세대 장비 수주에서 일종의 보상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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