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CAS]CAS 업체 vs 해커 `엎치락뒤치락`

 “오냐 덤벼라, 더 높은 보안성으로 상대해 주마.”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지는 게 사람 마음이라 방송 콘텐츠를 지키는 수신제한시스템(CAS)은 항상 해킹의 위협을 받는다. 하지만 CAS 업체들은 해킹을 당해도 보완 제품을 즉각 내 놓으며 그 과정에서 CAS 기술이 계속 발전한다고 설명한다.

실제 미국 위성방송사업자 디렉TV는 지난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4회 이상 스마트카드를 교체했다. 해커가 CAS를 해킹, 인증 없이 유료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스마트카드를 복제 유통시켰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시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했다. 지금도 해외 중소규모 인터넷 쇼핑몰에는 간혹 여러 방송사업자의 CAS를 해킹한 스마트카드 판매 글이 올라온다.

1990년대 중반에는 이스라엘 NDS와 프랑스 까날플러스테크놀로지 간에 CAS 해킹과 관련한 분쟁이 벌어졌다. 한 업체가 다른 업체의 위상을 떨어뜨리기 위해 해커를 고용 CAS를 해킹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것이다. 이 사건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으나 2002년 말 두 회사가 사건 종료에 합의함으로써 마무리됐다.

업계 전문가는 이런 해킹을 극복하는 게 CAS 우수성의 척도 중 하나라고 입을 모았다.

한 CAS 업계 인사는 “100% 완벽한 CAS는 없으며 해킹 위협은 상존한다. 그 대신 해킹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어느 정도로 최소화하고 최대한 빨리 시스템을 원래 상태로 돌리는 지가 CAS 우수성을 증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손광섭 엑스크립트 대표도 “CAS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는 것은 해킹의 위협이 있기 때문”이라며 “항상 최고의 보안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