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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중소기업들이 지식관리시스템(KMS : Knowledge Management System)에 매료됐다. 개인과 조직의 지식경영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KMS로 경영의 혁신을 꾀하고, 더불어 각종 낭비요인들을 없앰으로써 매출 향상의 물꼬를 트고 있다.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등 관련 부품을 생산해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는 지방의 중소기업들이 KMS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구축사례=르노에 자동차부품인 차체프레임을 생산 공급하고 있는 경남 김해소재의 카테크(대표 정병길)는 지난해 8월 전사적으로 KMS를 구축한 뒤 지난 8개월 동안 소리없는 변화를 맞고 있다.
임원진들은 모바일 결제를 통해 의사결정시간을 단축하고, 조립라인에서는 엔지니어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데이터로 저장함으로써 지식경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조직원들의 KMS 활용도가 워낙 높아 올해 말까지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던 서버용량이 이달 말쯤이면 바닥을 드러낼 정도이다.
손기현 전산실 차장은 “KMS의 정량적인 효과를 말하긴 힘들지만 회사가 올해 매출 530억원을 돌파하고, 내년에는 700억 원을 기록하는데 KMS를 기반으로 한 지식경영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M대우에 캠샤프트 등 자동차부품을 생산공급하고 있는 부산소재 이원솔루텍(대표 최범영)도 KMS를 성공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업체 중 한 곳이다. 구축 8개월째를 맞고 있는 이 업체는 특히 생산현장 사무실에 6대의 PC를 설치해 엔지니어들이 수시로 아이디어를 데이터화할 수 있도록 접근도를 높였다.
이 회사는 임원진들이 KMS를 직접 모니터링하면서 비교적 PC활용에 익숙하지 못한 현장직 직원들을 KMS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케이스이다. 지식 포상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등 KMS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방법을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 지식경영을 기반으로 올해는 430억원, 오는 2009년에는 약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대구 성서공단에 위치한 PDP용 백라이트 유닛(BLU) 생산업체인 L&F(대표 이봉원)도 KMS를 기반으로 한 혁신활동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혁신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조직원들이 자신들의 지식을 노트에 일일이 적어서 활용해 왔던 이 업체는 지난 2005년 KMS를 자체 예산으로 도입하면서 지식공유 및 활용이 더욱 체계화하는 계기가 됐다.
◇왜 도입하나=대기업에서 검증된 KMS가 중소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선 지식경영의 필수조건인 KMS는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과 달리 덩치가 작아 도입하기에 부담이 적다. 또 최근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KMS지원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도 확산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성공적인 대기업의 도입사례를 통해 중소기업에서도 지식경영이 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필수 항목이라는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구축된 중소기업 KMS는 전산실 관계자가 아닌 회사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의 관심과 노력을 통해 구축하는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구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214개 기업 가운데 KMS를 갖춘 기업은 아직 23.8%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KMS는 도입만 하고 지식 마일리지를 주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아이디어들이 살아 움직이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인터뷰-KMS를 구축한 카테크의 손영상 상무
“기존에는 품질 개선제안에 매달렸는데 이젠 현장 엔지니어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KMS에 담아 모든 직원들이 공유하고 활용하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지난해 8월 KMS를 구축한 뒤 활용도를 높여가고 있는 자동차부품업체 카테크의 손영상 상무(49·관리담당 임원)는 “가장 힘들었던 생산현장의 KMS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밝게 웃었다.
사실 카테크는 정부의 중소기업 학습조직화 지원사업으로 KMS를 구축하긴 했지만 학습조직화보다는 KMS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손 상무는 “KMS를 기반으로 사내에 있는 암묵적인 지식을 시스템에 담아 핵심지식을 창출해냄으로써 동종 업계에서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임원진들의 전폭적인 독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지식경영의 기반인 KMS가 정착할 수 있었던 데는 임원진들이 KMS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처음에는 엔지니어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어요. 자기만의 노하우를 공개한다는 것이 썩 내키지가 않았던 거죠. 그런데 위(임원진)에서 KMS를 직접 챙기고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평직원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더라구요.”
그는 또 “매주 한차례 1시간 동안은 회사의 모든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지식경영을 위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직원들이 수시로 KMS에 접근할 수 있도록 활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상무는 “앞으로도 사내 직원들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KMS의 활용도를 높여감으로써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인터뷰-KMS전문 IT기업 포위즈시스템 김규혁 사장
“개인의 노하우를 전직원의 상식으로 만드는 역할이 바로 KMS입니다. 사소한 아이디어라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KMS는 지방 중소기업에는 필수적인 SW입니다.”
KMS 구축 전문업체인 포위즈시스템의 김규혁 사장(44)은 “KMS가 기업조직에서 그동안 내재돼 있던 개인의 능력을 밖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원가절감을 위해 해외로 기업을 옮기는 문제도 사실상 KMS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KMS는 시간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인 지식경영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KMS가 지방 중소기업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다”면서 “그 중에서도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KMS를 구축만 하는 것은 오히려 조직원들을 귀찮게 하는 것”이라며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층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독려가 절실하고, 필요하다면 전담조직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KMS를 구축할 IT업체와 중소기업이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KMS 구축사업을 지원하는 정부에서는 성공사례를 발굴해 설명회를 개최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이 KMS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국내에는 다양한 KMS솔루션들이 있다며 시스템을 구축할 중소기업들은 시스템 접근 방법, 손쉬운 관리자 툴, 커뮤니티, GS인증 등 활용법이 쉬우면서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는 인증된 솔루션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