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팹리스 반도체설계 업계를 주름잡았던 메모리 설계업체들이 실적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한 제품에 지나치게 의존한 데다 시장 변화 추이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한 탓이라는 지적이 높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엠엘에스아이는 2005년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0% 가까이 떨어진 27억원을 기록했다. 이엠엘에스아이는 2003년 연간 매출이 696억원으로 국내 팹리스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대만 파운드리 업체로부터 14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해 신규제품 개발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급감하는 매출을 다시 회복하는 데에는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슈도S램을 전문으로 하는 피델릭스도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137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에 반도체 부문 매출 189억원 가량으로 정점에 오른 이 회사는 지난 4분기부터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대비(160억원) 약 20%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피델릭스는 지난해 초 교통단말기 등을 전문으로 하는 코아매직과 합병하면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으나 오히려 주가도 떨어지고 적자를 기록했다.
비슷한 업종인 실리콘세븐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하버드대 양우영 교수가 설립,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아 2003년에는 대만 UMC로부터 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나스닥 상장 기대까지 받았다.
미국에 본사를 둔 오투아이시는 플래시와 램을 결합한 제품을 개발했으나, 제품을 상용화하지 못하고 사업을 접은 상태다.
저밀도 노어플래시 전문 엑셀반도체는 지난해 3분기 67억원이던 매출이 4분기에는 24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 회사도 지난해 상반기는 1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280% 정도 성장,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전문가들은 이엘에스아이는 제품 업그레이드가 늦어, 피델릭스는 고객사들의 부진때문에,엑셀반도체는 저밀도 노어플래시를 이어갈 신시장 개척 차질로 매출이 둔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나자인의 이정승 이사는 “메모리 팹리스 업체들이 초반 성장이 빨라 투자를 검토했으나 현재로서는 성장성이 불투명해 접었다”라며 “메모리는 공정 개발을 통해 원가를 절감해야 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팹리스가 종합반도체 업체를 상대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노력과 함께 발빠른 변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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