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사행성 도박게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실시간 현금 베팅까지 가능한 고스톱·맞고·포커(고포류) 등 사행성 온라인 게임이 성인 PC방과 인터넷에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심의를 받지 않은 불법 제품이 대거 유통되고 있는가 하면, 정식 심의까지 받은 보드게임물도 온라인 도박사이트에 버젓이 등장, 온라인판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가 우려된다.
7일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게임위는 지난 6개월 동안 심의 및 재심의를 신청한 고스톱·포커 등 363건의 온라인 보드게임물 중 225건을 처리하면서 절반에 가까운 100여건의 게임물에 사행성 불법게임물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최종 등급거부 판정을 내렸다.
전창준 게임위 정책심의지원팀 과장은 “등급거부된 게임물 대부분이 무료 또는 직접충전 모델을 도입했거나 투명한 결제수단을 갖추지 않고 있는 등 사행성 게임물로 둔갑할 우려가 높다”며“이에 대한 철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거나 내용변경이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등급분류를 해 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게임위가 사행성 온라인 보드게임물 심의를 강화하자 아예 심의를 받지 않은 불법 게임물 수백종이 불법 성인PC방과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대거 유통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도 “재심의를 신청하지 않은 게임물 대부분이 고포류의 온라인 보드게임으로, 이들이 사행성 도박사이트에서 불법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에서는 심의를 받은 게임물을 서비스하지만 실시간 현금 입출이 가능하다고 이메일과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광고하면서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게임위는 “일부 게임개발업체가 정식 심의를 받은 게임물을 사행성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자에게 판매하거나 위조된 게임위의 등급심의 필증을 사이트 홍보용으로 활용하는 등 교묘한 수법을 동원한 사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이용자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게임위는 온라인 모니터 활동을 강화하고 불법감시단의 인원을 50% 늘리는 등 온라인 사행성 게임물에 대한 단속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는 PC방의 사행성 게임물 차단 프로그램 선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종윤기자@전자신문,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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