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울릉지점의 한글교실 글로벌 문화교류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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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 거주하는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이 한글 실습으로 슈퍼에서 물건을 사는 모습.

“한글 배우는 것도 재미있고, 영어와 일본어를 가르치는 것도 너무 보람되요.”

 동해바다 울릉도에 사는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이 KT울릉지점에서 운용하는 한글교실을 통해 한국문화 배우기에 한창이다.

 울릉도에 등록된 베트남, 일본, 필리핀 등 국제결혼 이주여성 12명 중 9명이 KT울릉지점에서 운용하고 있는 한글교실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국적과 정착기간은 서로 다르지만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열망은 똑같다. 한글교실에서 한글을 가르치는 방법은 음식 주문하기, 은행에서 송·예금하기, 슈퍼에서 쌀·계란·파 등을 구매하는 등 철저히 현장실습 위주로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음식을 만들어 ‘먹자 파티’로 이어지기가 일쑤다. 주문하거나 조리한 음식을 함께 먹으며 얘기하다 보면 교육인지 회식인지 구분은 안가지만 한글을 배우기엔 이만한 게 없다는 것이 KT 관계자의 말이다. 명절이면 예절교육은 물론이고 송편빚기, 윷놀이 체험 등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경험도 갖는다.

 일본 출신의 모로미자토 치에미 씨(49)는 “예전엔 이주여성을 위한 교육이 없었는데 한글교실이 생겨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울릉군 태하면에 사는 베트남 출신의 카오 티 하이 씨(20)도 “한글교실이 너무 재미있어서 매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참석한다”고 했다.

 이들 이주여성들은 한글을 배우는 학생이기도 하지만 지역 초등학생들에게는 영어와 일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필리핀 출신의 루마스조이스 팡다오 씨(24)는 매주 화·금요일 태화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영어교사로 활동하고 있고, 야마네 케이코 씨(48) 등의 일본출신 여성 3명도 매주 두 차례 울릉도서관에서 주민들을 위한 무료 일본어 강좌를 운용하고 있다.

 한글교실 전담강사인 KT울릉지점의 김인자 씨는 “한글교실은 단순히 이주여성들에게 한글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한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의 서로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글로벌 문화교류의 공간”이라며 “무엇보다 한글교실을 통해 이주여성들이 한국문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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