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좀 식혀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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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CNT를 이용해 CPU발열을 낮춘 X노트 제품

“나노기술로 발열을 잡아라.” PC·노트북·TV 등 분야 차세대 신제품이 쏟아지는 가운데도 발열문제는 관련 업체들의 지속적인 숙제로 자리잡고 있다. 고성능 멀티기능화, 슬림화 등이 가속화하면서 CPU과열 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열과의 전쟁’이다.

 발열문제로 고심중인 업계에 나노가 새로운 솔루션을 들고 찾아왔다. ‘나노유체(Nanofluid)’를 이용한 히트파이프’가 그것이다.

 70년대부터 대표적인 전자부품 냉각장치로 자리잡아온 히트파이프(Heat pipe)는 파이프 형태의 밀폐된 용기에 물이나 메탄올·아세톤 등 휘발성 유체를 주입한 뒤 진공 상태로 밀봉한 것으로 파이프 내부에 충전된 유체가 증발·응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주변 물체를 냉각시키는 기술이다.

 나노유체는 물·오일 등 일반유체에 소량의 나노 입자를 균일하게 분산시켜 만든 유체로 지난 2001년부터 나노입자를 소량 주입해 기존 유체보다 훨씬 높은 열전도율을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각종 전자제품을 겨냥한 상용화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나노유체를 이용한 진동 히트파이프는 기존의 히트 파이프보다 6배 정도의 냉각 성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반영하듯 관련 특허출원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특허청 발표에 따르면 나노유체 관련 기술의 특허출원은 지난 2000년 전후 15건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88건에 달해 6년 만에 20배 정도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들 특허기술은 크게 △나노유체를 구성하는 나노 크기의 입자를 제조하는 기술 △제조된 나노입자를 유체 내에 고루 분산시키는 기술 △생산된 나노유체를 실제로 냉각장치 등에 응용하는 기술 등으로 나뉜다. 나노입자 제조 기술은 2000년 즈음 10건 정도에서 지난해 214건 정도로 급증했고 나노입자 분산기술은 5건에서 57건으로 늘었다.

 또 ‘나노유체를 이용한 히트파이프’ ‘나노유체를 이용한 2상 유동 서모사이펀’ ‘나노유체를 이용한 냉동 사이클’ ‘나노유체 냉각수를 이용한 컴퓨터 중앙처리장치의 냉각장치’ 등을 골자로 한 특허출원도 이어져 나노유체의 냉각장치 응용개발이 활발함을 시사하고 있다.

 나노유체는 새로운 냉각시스템의 핵심재료로 전자제품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각 산업의 열교환 시스템과 냉장고, 자동차 엔진 냉각기, 히터, 온수기, 공조 설비, 냉각탑 등의 열교환 장치를 비롯해 차세대 마이크로·나노 장치용 바이오센서 등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제품 상용화도 시작됐다. LG전자는 ‘탄소나노튜브(CNT)’ 기술을 적용한 쿨링 시스템이 장착돼 기존 방식보다 CPU와 그래픽카드 온도를 2∼3도 이상 낮춘 초박형 노트북PC ‘X시리즈’를 내놨고 벤처기업 티티엠도 CNT를 이용해 평판 디스플레이나 소형 모바일 기기, 컴퓨터 서버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편팡형 쿨러 시스템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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