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산업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과 LG 두 거대기업 간 경쟁으로 초래되는 고비용 생산구조를 개선해 중소기업 성장을 이끌고 국제 표준과 특허 대응 등에서도 적극적인 연계·협력이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산업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전자산업 분야에서 표준 및 특허권 대응, 공통기술 개발 등에서 국내 대기업 간 협력을 유도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다”며 “삼성과 LG의 경쟁구도가 갖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부문별로는 상호보완적 협력을 병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삼성·LG 등 대기업이 해외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의 제휴나 협력은 극히 부진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향후 정부의 정책적 대안이 주목된다.
◇고비용 생산구조 초래=산자부는 최근 내부 보고서에서 “삼성·LG 간 제휴·협력이 극히 미흡해 표준·R&D·지식재산권 등에서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LCD의 경우 삼성전자(40·46인치)와 LG전자(42·47인치)가 다른 규격의 패널을 사용하고 홈네트워크 표준에서도 각기 다른 방식을 개발하는 등 고비용 생산구조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 특히 두 대기업의 이 같은 대립구조는 수백∼수천여 협력사에도 영향을 미쳐 중소·벤처기업 성장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산자부는 대기업의 폐쇄적 R&D 구조를 개방하고 특허 대응 등에서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전자산업의 독자 R&D 비중은 78%로 타분야 평균치 54%보다 높고, 유럽방식이동통신(GSM)과 디지털TV 등의 판가 대비 로열티 지급액은 5∼10%에 이르고 있다.
◇글로벌 제휴는 늘고 국내 협력은 미흡= 지난 2000년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글로벌 전략적 제휴는 각각 49건, 31건으로 추정된다. 유형별로는 기술제휴(52%), 판매제휴(20%), 구매제휴(17%), 생산제휴(11%) 등이었다. 반면에 국내 대기업 간 힘을 모은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 간 제휴나 협력이 활발하지 못했던 가장 큰 원인은 포트폴리오 구성이 유사하고 타깃 시장, 마케팅 측면에서도 겹치는 분야가 많아 시너지 효과가 낮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외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과정에서 위협요인에 대한 인지가 미흡한 것도 이유”라고 지적했다.
◇상생협력 프로그램 가동= 정부는 삼성과 LG 등 대기업 간 상생협력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성장 유망분야나 기술력이 취약한 융합기술 분야에서 핵심·원천기술의 공동개발을 유도하는 게 큰 방향이다. 이를 위해 산자부는 최근 ‘융합기술 R&D 혁신 클러스터’ 조성 검토에 들어갔다. 또 양사가 참여하는 ‘통합표준화 포럼’을 구성해 국제표준화 및 국제 특허 공유 등의 협력을 유도키로 했다.
정부가 대 협력을 서두르는 분야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이다. 협력사와만 공동 R&D를 추진하는 폐쇄적 R&D 구조에서 탈피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차세대 원천기술 공동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투자위험을 낮추고 중복투자 방지효과도 꾀한다. 수요 대기업 공동의 장비·재료 평가시스템 구축 등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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