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용 이랜텍 사장(58)은 올해로 7년째 협성회를 이끌고 있는 맏형이다. 협성회 회장의 임기는 2년으로, 이 회장은 3번 연임을 하고 있다. 그만큼 회원사들의 지지와 삼성전자의 신뢰가 두텁다.
이세용 협성회 회장을 최근 수원 이랜텍 본사에서 만났다. 이랜텍은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완제품 제조사에 휴대폰 및 노트북PC 배터리팩을 공급하고 있다.
이세용 협성회 회장은 첫인상에서 강인함이 느껴진다. 훤칠한 키, 다부진 몸매에서는 남자다움도 묻어 나온다. 이순(耳順)을 바라보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다. 바쁜 와중에도 최고경영자 과정 졸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등 평생교육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05년 연말에 열린 ‘삼성 정보통신 파트너스데이’ 행사장. 이기태 당시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휴대폰 1억대 판매 기록 수립을 앞두고 열린 이날 행사에서 ‘단짝론’을 언급했다. 협력사들이 있어 1억대 판매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협성회 회원사였다.
‘협성회를 아시나요?’
‘안다’고 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십중팔구 ‘무슨 친목단체인 것 같기는 한데…’하면서 말을 흐릴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 협성회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삼성전자가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조력자로 남았기 때문이다. 양지를 지향하며 음지에서 묵묵히 어시스트 역할을 하고 있다.
협성회는 삼성전자 협력사 1000여곳 중 이랜텍·인탑스 등 삼성전자에 휴대폰·반도체·LCD 생산에 필요한 부품소재를 공급하는 160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처럼 매년 협성회 멤버가 물갈이 된다. 일정한 거래규모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평가에서 C 또는 D 등 낮은 점수를 받으면 멤버에서 제외된다.
올해에는 모빌링크를 비롯, 성진케미칼·범진공업·세솔다이아몬드·유니셈·유한정밀·태진정밀·푸른정보기술 등이 새내기로 등록했다. 이들 기업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각 분야 최고의 기술을 자랑한다.
협성회 회장으로서의 그의 역할은 부품 협력사들의 경영애로 사항을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에 전달하고, 피드백을 역으로 협력사에 전파하는 것이다. 소위 중개자 또는 조정자다.
이 회장은 “모기업과 협력사가 공존공생할 수 있는 중간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협성회 위상과 역할도 삼성전자에 맞춰 변해 왔다. 과거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많이 들었던 식스시그마, 도요타의 생산방식인 TPS(Toyota Productivity System)는 이제 상당부분 내재화 됐다.
과거와 달라진 점도 있다. 특히 협성회 운영에 웹2.0 문화가 도입, 정착되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의 일방적인 지시(?)에 마지못해 움직였던 관계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채널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이 회장은 “예전에는 선진기업 견학, 혁신활동 등 모기업이 협력사의 혁신을 이끌었다”며 “지금은 협력사들이 경영혁신 활동을 자체 필요성에 따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해 왕성한 협성회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망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되면 뭣 하느냐, 물이 있어야 물고기가 놀 것 아니랴’는 말로 샌드위치론을 화두로 던졌다. 이 회장은 올해 160개 회원사 간 인수합병(M&A)을 핵심과제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 삼성전자에 이 같은 부품업체 간 M&A 지원책도 요청한 상태다.
그는 “모든 회원사가 규모의 경제 실현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으나, 첫 단추를 못 끼우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대학교와의 산학협력 및 연구소와의 공동연구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 전자부품연구원과 공동 기술개발 및 기술이전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점인 인재 확보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중소 부품업체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하루 아침에 되지 않는다”며 “전자부품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중소기업들이 협력하면 기술력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부품업체들의 자생력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 주문도 이어졌다. 생산라인의 경우, 노동집약적 산업은 중국 등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로 이전하고, 국내에는 무인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고부가 부품 연구개발 및 생산을 하는 이른바 이원화 생산기지 전략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중국과의 가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며 “캐논 등 중국에 진출했던 일본 기업이 다시 유턴하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협성회 회장 7년차에 접어든 올해. 이세용 협성회 회장은 회원사 중 초일류 부품회사가 많이 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끝을 맺었다. ‘머지않은 시기에 협성회를 아시나요’라는 물음에 ‘아∼그 명품 부품 만드는 회사의 모임’이라는 답이 돌아오길 바란다며….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