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21일까지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2007 세빗 하노버 전시회’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은 모양이다. CES·3GSM과 함께 세계 3대 IT전시회로 불렸지만 올해는 크게 축소돼 열린다고 한다. 세빗 주관사인 도이치 메세에 따르면 올해 전시회에는 77개국에서 6000여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비해 전시회 규모가 15%가량 축소됐으며 방문자 수도 2001년의 절반 수준인 45만명 정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노키아·모토로라·소니·LG전자 등 글로벌 업체들이 부스를 대폭 축소했거나 아예 불참을 선언했다. 그나마 글로벌 업체 가운데 삼성전자·파나소닉·샤프·IBM 등이 참여해 체면을 살려주었다. 특히 아시아 업체들의 참여가 부진해 세빗의 앞날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이처럼 세빗의 위상이 축소되면서 이번 세빗 전시회가 유럽연합(EU)만의 잔치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그동안 세빗을 겨냥해 신제품 출시 계획과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던 국내 업체들에는 다소 실망스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세빗이 다소 위축됐다고 해도 세계 IT업계의 기술적인 동향을 탐색하고 세계 진출 전략을 새로 짜는 데 세빗만 한 무대도 아직은 없다. 특히 동유럽의 EU 신규 가입 등으로 유럽 시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있는만큼 국내 업체들의 더욱 치밀한 신기술 전략과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업체들은 이번 세빗을 통해 전 세계 IT의 큰 흐름을 읽는 데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이번 전시회에선 모바일TV와 3세대(G) 통신 분야를 놓고 글로벌 업체들 간에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이라고 한다. 이 분야는 국내 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달려들어야 하는만큼 모바일TV와 3G 분야의 기술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글로벌 경쟁업체들의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국내 기술에 접목하고 발전시킬지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국내 대기업 중에선 삼성전자가 HSDPA 등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선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참여가 적은 상황에서 삼성에 거는 국내 IT업계의 기대가 크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3GSM에서 ‘올해 최고 휴대폰상’을 수상한 제품을 비롯해 세계 최고속인 7.2Mbps급 HSDPA폰 ‘울트라 스마트’ 등 세계인의 이목을 끌 만한 제품이 적지 않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디지털 휴대기기 업체들도 이번 전시회에 대거 참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디지털큐브·티노스·아이옵스·프리샛 등 중소 전문업체들이 참여해 PMP·내비게이션·카PC·DMB모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중소업체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느때보다 기대감이 크다.
이번 세빗 전시회가 비록 규모는 축소됐지만 국내 업체들로서는 이에 실망하거나 위축될 겨를이 없다. 세계 시장을 향해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자세만 있다면 세계 IT업계 종사자들에게 IT 코리아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기회는 많다고 본다. 세빗에 참가하는 국내 업체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 다양한 OS환경 고려한 제로 트러스트가 필요한 이유
-
2
[ET시론]AI 인프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해자(垓子)를 쌓아라
-
3
[기고] 딥시크의 경고…혁신·생태계·인재 부족한 韓
-
4
[보안칼럼]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리 방안
-
5
[ET시론]2050 탄소중립: 탄녹위 2기의 도전과 과제
-
6
[ET단상]국가경쟁력 혁신, 대학연구소 활성화에 달려있다
-
7
[콘텐츠칼럼]게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수립 및 지원 방안
-
8
[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32〉락앤락, 생활의 혁신을 선물한 세계 최초의 발명품
-
9
[디지털문서 인사이트] 문서기반 데이터는 인공지능 시대의 마중물
-
10
[여호영의 시대정신] 〈31〉자영업자는 왜 살아남기 힘든가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