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개막연설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디지털 라이프를 말하면서 ‘어디서나(anywhere), 끊김이나 중단없이(seamless), 통합된(integration, collaboration)’이라는 단어를 눈에 띄게 반복해서 사용했다. 웹에 들어가기만 하면 내가 사용하던 모든 정보와 자료, 프로그램들이 ‘바로 거기 그대로’ 디바이스에 관계없이 존재하게끔 구현되는 것이 오늘날의 진정한 디지털 라이프라는 것이다. 최근 유행어처럼 확산되고 있는 ‘사스(SaaS: Software as a Service)’ 개념도 바로 이 같은 맥락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스는 문자 그대로 ‘인터넷과 소프트웨어의 결합’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사스 시대의 개막으로 사용자는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서 자신의 PC에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웹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최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국내외 많은 포털 및 온라인사업을 하는 업체가 이러한 사스 개념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기업이 사스가 가져 올 변화에 무게 중심을 두고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자면 올 여름에 국내 출시될 예정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온라인 보안 서비스 ‘윈도 라이브 원케어’와 국내 포털인 네이버가 제공하는 ‘웹오피스’ 서비스다. 윈도 라이브 원케어는 온라인 통합 보안 서비스로 PC에 저장된 데이터뿐 아니라 CD·DVD·USB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터까지 백업 가능하다. 네이버의 웹오피스도 메일과 연계해 PC 프로그램 없이 웹에서 바로 문서작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언뜻 보면 기존 서비스와 유사하지만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새로 사서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설치나 업데이트 등 사용자의 불편함뿐만 아니라 비용도 크게 줄여준다. 앞으로 업체들이 사스를 통해 어떠한 서비스와 수익모델을 선보일지 또한 이로 인해 이용자들의 디지털 생활 패턴이 어떤 형태로 변화될지 기대된다.
◆정근욱 MS 온라인서비스사업부 이사 kwjung@microso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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