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근원이 되는 원소. 식물 성장의 원천. 친화성이 뛰어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질 가운데 가장 많은 1000만가지의 결합물을 가진 원소. 지구에서 가장 비싼 물질인 다이아몬드의 구성 원소. 현대 인류 문명을 여는 데 가장 많이 기여한 석유의 구성원소. 이 모든 정의가 탄소에 대한 것이다. 탄소와 산소가 결합한 이산화탄소는 지구를 덥히는 온실효과를 가져왔다. 온실효과의 80%가 이산화탄소 때문이다. 유럽의 폭우, 녹아내리는 빙하, 강도가 심해진 허리케인 등의 기상이변이 그 결과다. 10년만 있으면 킬리만자로의 눈도 볼 수 없게 된다. 어느새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우려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인류가 급기야 교토협약을 통한 탄소배출 규제에 나서게 된 연유다.
세계 10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우리나라 정부가 상반기 탄소펀드 마련에 나서는 등 탄소 배출권에 눈을 돌린다는 소식이다. 2012년 이후 온실가스 의무감축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함이란다. 탄소 배출권은 교토의정서에 따른 협약이행국을 중심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주식이나 채권처럼 거래돼 왔다. 지난해 세계 시장 규모가 22조원 이상의 규모로 추정됐다. 최근 외신은 중국과 유엔이 베이징을 공해배출권을 거래하는 이른바 탄소거래소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최대 에너지 재벌 가즈프롬 역시 탄소배출권 시장진출을 공식화했다.
잇따른 탄소배출권 관련 뉴스가 기업에 전하는 메시지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더는 환경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는 ‘불편한 진실’이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말하는 그 진실은 영화 ‘투모로우(원제 The Day After Tomorrow)’에서도 확인된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 보듯 압축된 탄소덩어리에 불과한 다이아몬드 0.2그램(1캐럿)의 사치를 위해 평균 250톤의 광석을 파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다면 0.2그램의 다이아몬드를 위해 들이는 125만배의 노력 이상의 노력을 탄소배출권 확보에 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당장 다급해진 곳은 기업이다.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 비용의 증가 때문이다. 중국만 해도 단위면적당 선진국의 10%에 불과한 탄소를 배출하고 있을 뿐이다. 이재구 콘텐츠팀장@전자신문,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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