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미래 기후변화를 진단한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기상변화예측 주요 성과

 기후변화가 국제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장기간의 기상관측 자료와 이를 이용한 통계분석 기술을 통해 한반도의 미래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세계적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 가능하며 국내 기후변화 적응전략 수립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기상청 기상연구소 기후연구실 권원태 박사팀은 기존 기상관측자료를 기초로 과거 100년간의 우리나라 기후를 분석한 결과, 기온이 1.5도 상승하면서 호우 발생 빈도가 증가했으며 겨울이 짧아지는 등 자연계절이 변화한 사실을 알아냈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탐지하고 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 같은 과학적 근거의 확보는 예방활동을 유도하면서 자연재해와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권 박사는 세계 기준의 온실가스 농도 증가 시나리오에 따라 이미 1861년에서 2100년에 이르는 240년간의 기후변화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가 2100년 820ppm에 달할 경우 지구평균기온은 4.6도, 강수량은 4.2% 상승하며 610ppm일 경우 기온은 3.0도, 강수량 2.8%의 증가가 예상됐다. 이산화탄소 농도 200ppm 차이가 약 1.5도의 기온차를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권 박사팀은 이 같은 이산화탄소 농도 전망을 통해 21세기 말 지구평균 기온은 2∼3도, 강수량이 2∼3% 증가할 것이며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이 멈춘 이후에도 지구온난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권 박사팀은 특히 한반도의 복잡한 지형과 지리적 특성을 반영한 기후변화 전망을 통해 지역 단위의 기후변화 영향평가 기초자료를 생산, 세계적으로도 선도적인 연구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 박사는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산출하는 핵심기술을 통해 우리나라 고유 모델 개발을 꾸준히 보완 개발해 나가고 있다”며 “신뢰성있는 국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통해 종합적인 기후변화 과학과 영향평가 연구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과학적 근거는 산림, 농업, 보건 등 여러 분야 기후영향평가에 활용할 수 있어 파급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으로도 각국의 특성을 반영하는 기후변화 전망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영국은 기후변화과학을 전담하는 해들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은 백악관 산하 기후변화과학기술통합위원회 산하에서 기후변화과학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일본도 ‘지구변화에 관한 프런티어 연구사업’ 등의 대형 연구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기후연구실에서 2002년부터 지역기후 시나리오 산출 및 활용 연구를 하여 기후변화 관련 과학정보 생산을 위한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해왔다. 그동안의 연구성과는 2005년 정부간기후변화패널(IPCC) 4차 평가보고서를 위한 기후변화시나리오자료센터에 독일과 공동연구를 통해 제공돼 기후변화시나리오를 제공한 세계 10개국 리스트에 포함돼 연구성과의 국제적 우수성을 확인받기도 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

 

◆어떻게 연구했나

 앞으로의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데는 장기간의 기상관측자료 확보와 이를 통계내고 분석하는 기술이 핵심으로 꼽힌다.

 기후변화모델은 장기기후시뮬레이션을 목적으로 각 기후요소들을 수식화한 수치모델을 사용한다. 기후연구실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개발한 ‘ECHO-G’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이를 국내 슈퍼컴퓨터에 포팅하고 IPCC에서 제공하는 사회경제적 환경변화에 따른 대기중 온실가스 농도 증가 시나리오를 모델에 입력하고 장기 적분해 약 400㎞ 격자 간격으로 전지구에 대한 기온·강수·바람·기압 등을 산출할 수 있었다.

 또 데이터를 한반도의 복잡한 지형과 지리적 환경이 반영될 수 있도록 상세한 격자간격(30㎞ 이내)으로 수치모델화해, 동아시아지역에 대해서 다시 한번 시뮬레이션 작업을 거쳐 한반도 지역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최종 산출해낼 수 있었다.

 권원태 박사는 “방대한 수치적분으로 인해 슈퍼컴퓨터에서 시뮬레이션을 수행해야 하는만큼 고도의 전산환경이 필수적”이라며 “이 같은 결과물은 학술발표 및 논문화를 통한 연구성과를 검증받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소개했다.

 권 박사팀은 미래기상 시나리오 생산에 필요한 막대한 수치계산을 기상청의 슈퍼컴퓨터와 대전 KISTI의 슈퍼컴을 이용해 해결했다. 관련 연구에 막대한 저장장치와 전문인력 부족 등의 문제를 겪기도 했지만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전산환경을 만날 수 있어 최상의 연구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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