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 이용자 권익보호 전위대인 통신위원회가 한층 강력한 규제를 선보일 전망이다. 자신을 ‘옳고 그름을 판단하던 사람(대법관)’이라고 표현하는 유지담 신임 통신위원장이 ‘능동적 판단에 따른 독립성 확보’를 가슴 안에 품어서다.
유지담 통신위원장(65)은 26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나 통신위원회가 모두 이익 충돌을 규제하고, 그 규제에 대한 의미를 해석해 바른길을 열거나 잘못을 시정하는 곳인데 아직까지 (이해당사자들이) 통신위 심결에 불응해 법원이나 대법원에까지 간 사례가 없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며 “통신위 위원들이 깊게 심의해 능동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독립적 환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통신위 독립성에 대해서는 정통부 장·차관도 인식을 같이하는 것으로 안다”며 “통신업 규제를 시장 자율에 맡기기 어렵고, 그렇다고 막연히 통제를 강화할 수도 없는만큼 위원들이 더 깊게 살펴보고 결정할 수 있으려면 현재의 비상임 위원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유 위원장은 첫 전원회의(제136차)를 주재한 지난 18일 밤 9시를 훨씬 넘기며 통신사업자 간 호(call) 차단행위를 중지시키고, 휴대폰 할인요금제 관련 시정조치를 내리는 등 꼼꼼하고 명쾌한 이용자 권익 보호조치를 이끌어냈다. 그는 앞으로 심결에 신중을 기하고 안건별로 충분히 심리할 수 있도록 상정 안건 수를 줄이되 전원회의를 자주 열 방침이다.
유 위원장은 “공정위가 독립 기구로서 사업자 간 공정거래, 규제, 균형 등을 조화롭게 다루듯 통신위도 규제, 이용자 이익 보호, 사업자 간 공정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운영 기본방향을 밝혔다. 소임에 최선을 다하며 남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하루를 다짐하며 살아간다는 유 위원장의 모습에서 ‘섬김 받는 통신서비스 이용자’들이 그려진다. 다음은 일문일답.
-통신위 기본 운영방향과 심의원칙은.
▲유선전화 중심이던 통신서비스가 통·방 융합서비스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기존 서비스는 시장 포화로 신규 가입자가 줄어 사업자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게다가 이용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피해를 볼 수 있는 불합리한 약관, 나쁜 서비스 품질, 부당한 요금청구 등에 노출돼 있다. 사업자 간 건전 경쟁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되는 규제를 적용할 때에는 신중을 기하되 상시 감시 체계를 가동해 공정경쟁 질서에 어긋나는 사업자를 선별적으로 제재하겠다. 이용자에게는 신속한 권리구제가 이루어지고, 사업자에게는 더욱 공정한 심결절차를 보장하도록 운영방식을 개선해나갈 것이다.
-일부 시장에서는 경쟁 과열로 공정경쟁환경이 무너지기도 하는데.
▲공정경쟁 질서는 시장 자율로 조성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다만 통신위는 시장 자율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때 최소한의 심판자로 나설 것이다. 위법행위를 한 사업자를 엄하게 선별 제재함으로써 효과를 높이고, 다른 경쟁 사업자가 위반행위에 동참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토록 하겠다.
-사업자들이 서비스 가격할인 조건을 정확하게 알리지 않거나 가입·해지를 제한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되는 불합리한 약관 규정을 발굴해 개선하겠다. 피해가 발생한 사례에는 신속히 민원예보를 발령하고 민간 기구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용자 피해사례가 많은 청소년 보호를 위해 종합 민원사례집을 만들어 학교에 배포하겠다. 또 이용자 이익 저해사실을 해당 사업자가 직접 공표하고 자진 시정토록 하겠다. 통신위에서도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다.
-법관의 권위, 침묵, 기록 검토, 휴식, 맑은 정신 등을 담은 대법관 퇴임사가 화제가 됐는데.
▲35년간의 법관 생활을 마치면서 아쉽고 미진했던 점을 숨김 없이 고백하고 싶었을 뿐이다.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오늘도 과중한 업무 속에 고뇌하는 후배 법관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사진= 박지호기자@전자신문, jiho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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