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한 젊은이의 몸이 공중으로 치솟는다. 두 다리를 쭉 뻗어 빙글빙글 회전을 하는가 싶더니 순간 새처럼 공중으로 날아 오른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모 은행 CF의 한 장면이다. 비보이팀 ‘갬블러’의 현란한 몸동작에 수많은 시청자가 단숨에 매료됐다. 이처럼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비보이는 단순히 거리에서 춤을 추는 아이들이 아니다. 이젠 당당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비보이(B-boy)는 힙합댄스 중에서도 가장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는 브레이크댄스를 추는 남자를 말한다. 여자는 비걸(B-girl)이라고 한다. 비보이가 탄생한 곳은 1970년대 흑인이 판치던 뉴욕의 뒷골목. 이 곳에 경제난 때문에 미국으로 건너온 남미의 히스패닉계가 몰려들면서 양측 간에 패권다툼이 벌어졌다. 그들은 상대방의 기를 꺾기 위해 춤으로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 온갖 기묘한 동작을 연출하다보니 묘기가 백출했다.
비보잉은 비보이들의 춤 동작이다. 머리를 땅에 대고 도는 헤드스핀, 풍차처럼 팔과 다리를 휘돌리는 윈드밀, 몸의 관절을 튕기듯 끊어서 추는 파핑 등 기본 동작만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
비보이 종주국은 미국이지만 현재는 대한민국 비보이팀이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대회를 휩쓸면서 가는 곳마다 코리아 열풍이 불고 있다.
갬블러는 12월 초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비보이 호다운’ 대회에서 작년 우승팀인 ‘비셔스터키스 크루’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비보이팀이 본고장인 미국을 정복한 것은 갬블러가 처음이다. 현재 국내에는 갬블러 외에 ‘라스트포원’ ‘드리프터스’ ‘익스트림’ ‘맥시멈크루’ ‘리버스’ ‘익스프레션’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외에 아마추어팀까지 합하면 20여개에 이르고, 학교 동아리 회원까지 포함하면 3000명 정도가 비보이로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보이팀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최근 공연·관광·광고 등 각 분야에서 이들에 대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콘텐츠 업계도 이에 뒤질세라 비보이를 소재로 한 게임개발과 드라마 제작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프로게이머에 이어 또 하나의 차세대 한류스타로 떠오른 비보이.
게임만 하는 아이들, 춤만 추는 아이들에서 이제는 당당히 지구촌 젊은이의 우상으로 떠오른 이들이 대한민국의 젊은이라는 게 새삼 뿌듯함으로 다가온다.
◆김종윤차장·콘텐츠팀@전자신문,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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