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유통업체들 중소 협력사 `끌어안기`

 반도체 유통업체들이 중소 고객사와 상생협력을 통해 성장 기반을 다진다.

 최근 들어 많은 중소 제조 업체들이 심각한 정체를 겪은데다 대부분의 생산기반 마저 중국으로 이전해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반도체 유통업체들에게도 위험요소로 다가왔다. 반도체 유통업체들은 고객이 성장해야만 자신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기존 고객과의 협력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이들은 고객사가 가장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여러 제도를 도입하고, 자금 문제로 고생하는 고객사에 투자할 투자자들까지 직접 찾아다니기도 했다.

 에스에이엠티(대표 성재생 http://www.isamt.com·옛 삼테크)는 전략구매팀을 신설하고, 공동구매를 포함한 부품소재 구매대행사업을 진행했다. 최근 10여 개 업체를 대상으로 전략 구매팀을 통해 부품을 구매했으며, 결과는 에스에이엠티와 고객사 모두에게 윈윈이었다. 고객사는 10% 가량을 원가절감효과를 거뒀으며, 에스에이엠티는 이를 통해 6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따라 전략 구매팀을 통해 구매를 희망하는 업체들도 30% 가량 늘어난 상황이다.

 에브넷코리아(대표 이규진·임성삼)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고객이 자금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자 고객사에 자금을 투자해 줄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 나섰다. 자금이 없어 생산을 못한다면 결국 에브넷에도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이템도 뛰어나고 이미 주문까지 받아 회생가능성이 높은 고객이라면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발벗고 돕는 것이 애브넷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규진 사장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고 30만개 생산 주문까지 받은 업체가 있지만, 손에 쥔 자금이 7만5000개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고객이 있어 투자처를 찾아 나섰다”라며 “고객이 살아야 우리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상생협력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앤씨마이크로시스템스(대표 최의선)도 올 해 내로 조직 개편을 통해 고객과 상생협력을 펼치는 데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한다. 고객에게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도록 관련 팀을 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토털 솔루션 공급을 통해 공급가도 낮출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최의선 아이앤씨마이크로시스템스 사장은 “해외 유통업체들이 올 초까지만 해도 한국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다가 지금은 발길이 끊겼을 만큼 중소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반도체 유통업체들도 전반적으로 성장이 정체되자 그 해법으로 고객 살리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