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김양신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사장(2)

(2)게임으로 사업아이템 변경

 ‘직원 한명을 사자로 키운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가 한국 온라인 게임 개척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움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94년 창립한 청미디어 시절, 야심차게 만든 CD-ROM 타이틀을 유통사와 계약을 맺고 제작했다. 그런데 1만개를 제작한 다음, 추가 주문이 들어오지 않았다. 분명히 시중에는 수만 개의 타이틀이 돌아다니는데, 유통 회사는 감감 무소식이었다. 그렇다고 필자가 일일이 소매점을 돌아다니며 불법복제를 파악할 수도 없는 일.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필자와 직원들은 혼신의 힘을 쏟아 다시 새 타이틀을 제작했다. 타이틀은 성공했다고 하는데도 불법복제 때문에 적자를 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쟁은 치열해져 가격은 떨어지고, 유통 마진은 갈수록 높아지니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으로는 회사를 유지할 수가 없었다.

 때 마침 PC통신이 발달하기 시작했고, 별 욕심 없이 PC통신에 올렸던 팻정보, 패션정보 그리고 게임정보로 매달 적은 돈이지만 꼬박꼬박 수입이 들어왔다. PC통신이 발달하며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통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필자에게 한가지 생각이 스쳤다.

 ‘바로 이거야. 콘텐츠를 직접 유통하는 거야. 게임을 온라인으로 우리가 직접 서비스한다면, 이거야 말로 개발과 유통을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콘텐츠잖아.’ 회사의 새로운 비전을 찾고 있던 필자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릿속은 온라인으로 게임을 유통시키는 새로운 사업계획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96년 당시는 이용자들이 함께 플레이하는 온라인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누구도 엄두내지 못하던 시기였다. 고난이도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일 밤을 새며 연구하던 중, 미국에서 4명이 함께 플레이하는 게임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미국에서 가능하다면 우리도 못 만들 이유가 없지 않은가?

 우리가 한번 스스로 온라인 게임을 만들어 보자. 그것도 4명 정도가 아닌 대규모 다중접속(MMO) 온라인 게임을 만들자는 용감한 결심을 하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필자의 결심 뒤에는 커다란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업 아이템을 논의해 갈수록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고 싶어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프로그래밍을 스크립터로만 개발하던 인력들이 컴퓨터 언어로 하부구조부터 직접 프로그래밍을 하려니 막막했었나 보다. 특히 온라인 게임 개발 경험이 없는 우리들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였던 것이 사실이다.

 사업 아이템의 변경은 또 다른 결단을 요구하고 있었다.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아이템을 변경해 생존하기 위해서는 자본의 어려움만이 아니라 인력조차도 교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회사의 대표인 필자에게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당시 필자에게는 인력 재편을 해서라도 온라인 게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결심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이를 악물고 노력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이미 검증된 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며, 인터넷의 물결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은 글로벌 상품이라는 생각이 결심을 더욱 단단히 만들어 줬다.

 사업 아이템을 변경하면서 기존 인력들은 대부분 떠나가고, 밑바닥부터 인재를 키워내야만 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다시 뽑고 처음부터 강하게 키우지 못한다면 이 시대의 큰 변화를 따라갈 수 없었다. 당장은 어려웠지만 인재를 양성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도 없는 것이었다. 직원 개개인을 사자로 키우겠다는 확고한 결심을 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yskim@joyci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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