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시된 MMORPG중 최고 히트를 기록 중인 NHN의 R2가 지난 26일 기습적으로 상용화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R2는 특히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정액제 방식으로 상용화함으로써 과연 어떤 게임이 반대급부를 누릴 수 있을 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부분 유료 방식과 달리 정액제는 요금 수준에 관계 없이 적지 않은 유저들의 이탈이 불가피하다. 오픈 베타 테스트게임을 옮겨다니며 즐기는 이른바 오베족들은 물론이고 로열티가 낮은 중·저 레벨 유저들도 새로운 작품을 찾는게 보통이다. R2 유저들이 과연 어떤 게임으로 이동할 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R2 유저들이 얼만큼 다른 게임으로 이동할 지는 상용화 후 유저 추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NHN이 상용화에 앞서 실시한 예약 정액 가입 이벤트에서 20여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어느 정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할인율을 감안해 2개월, 혹은 3개월짜리 정액 가입자가 적지않다는 점에서 정확한 유료 가입자를 추정키 어렵다. 하지만, 로한 등 기존 게임들을 감안할 때 그리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R2의 경쟁 게임으로 지난 3월 정액제 서비스에 나선 YNK코리아의 로한은 예약가입을 포함해 첫달 매출이 가볍게 40억원을 넘었으며, RF온라인 역시 2004년 10월 정액제 상용화 당시 첫달에 무려 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R2 유저 얼마나 움직일까
최대 관심은 R2가 유저 이탈이 불가피한 정액제 방식을 취함에 따라 과연 어느 정도의 유저가 움직이느냐는 점이다. NHN측이 사용한 시간만큼 과금을 하는 정량제를 혼합 적용한 것도 유저 이탈을 고려한 것이다. 심지어 김대일 R2 PD는 지난달 부분 유료화하는데도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결국 NHN 경영진이 정책적으로 정액제를 도입함에 따라 상당한 유저 이탈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카발온라인·구룡쟁패·그라나도에스파다 등 지난 1년 사이에 상용화한 적지않은 MMORPG들이 정액제 도입 후 상당수 유저가 빠져나간 것이 이를 방증한다. WOW 로한 등 기존의 대박 작품들도 정액제 상용화 후 오픈베타 때에 비해 절반 이상의 유저가 자리를 옮겼다. 게임의 흥행성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액제 방식의 유료 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상당한 유저 이탈을 불문가지다.
변수는 그 규모가 어느 정도냐는 것. 이 점에선 NHN측과 업계 전문가들이 다소 견해차이를 나타낸다. NHN측은 R2 유저들이 로열티가 오픈 베타 당시의 절반 이상 유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이는 단지 NHN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R2는 실제 전면 유료화 직전인 25일에 PC방 트래픽 순위가 16위로 5계단 하락한데 이어 상용화가 단행된 26일엔 19위로 미끄러졌다. 유저이탈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 최대 수혜자는 썬과 RF(?)
업계 관계자들이 R2의 유저 이동에 대해 다소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R2 자체의 파괴력이 리니지 뮤 리니지2 WOW 로한 등 기존 대박 MMORPG에 비해 절대적인 동접 수가 떨어지는데다 무료(부분유료) 경쟁 게임들이 상대적으로 즐비하기 때문이다.
실제 R2의 오픈베타시 절정의 동접은 5만여명으로 알려졌지만, 기존 대박 게임중 오픈때 가장 동접이 적었던 로한도 8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정액제 실패 이후 최근 부분 유료로 전환한 RF온라인도 절정기에 10만명에 육박했다.
그렇다면, R2를 이탈한 유저들은 어디에 정착할까? R2 정액제 효과의 최대 수혜자는 어떤 게임일까. 전문가들마다 다소 이견차이가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썬과 RF가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썬의 경우 대작 RPG중 유일하게 상용화가 안된 게임인데다 R2 오픈 당시 썬 유저들의 상당수를 흡입했기 때문에 이번 R2 정액제를 계기로 U턴하는 유저가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RF 역시 적지않은 반대급부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특히 RF는 9월말 부분 유료 전환 이후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터라 R2 정액제와 타이밍도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R2가 상용화한 지난 26일 PC방 트래픽 순위에서 R2는 19위로 떨어진 반면 썬과 RF는 16위, 17위로 각각 3, 4계단 상승하며 단숨에 라이벌 R2를 추월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로한 역시 무려 4계단 뛰어오르며 R2의 지정석이나 다름없었던 PC방 랭킹 11위를 되찾았다.
# 겨울시장 판도에도 영향 줄듯
R2의 정액제 서비스는 올겨울 MMORPG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2 WOW 리니지 등 난공불락의 아성을 구축한 빅3 진영까지 파고가 미칠리 만무하겠지만, 나머지 정통 MMORPG류의 인기 판도는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마케팅 전문가는 NHN측이 상황에 따라 정액제를 포기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며 R2의 비즈니스모델과 향후 업데이트 향배에 따라 중위권 MMORPG 시장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R2에 이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썬의 유료화 모델이 어떻게 결정하느냐도 올 겨울 시즌 MMORPG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어쨋든 R2의 정액제 도입으로 그라나도에스파 제라 등 블록버스터들의 부진으로 잠잠했던 이 시장에 다시한번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게임명=PC방 순위=점유율(%)=서비스
리니지2=4=리니지2=7.81=엔씨소프트
리니지=5=7.11=〃
WOW=6=6.69=블리자드
로한=11=1.97=YNK코리아
뮤=15=1.46=웹젠
썬=16=1.36=〃
RF=17=1.27=CCR
열혈강호=18=1.09=엠게임
R2=19=0.94=NHN
(자료: 게임트릭스 www.gametrics.com)
이중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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