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통신서비스 비용과 이용자 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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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산업은 기업조직의 프로세스 혁신, 업무 자동화, 정보전달 효율성 등 무형자산에 대한 간접적인 기여와 기업생산성에 대한 직접적인 기여로써 타산업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의 생산성은 지난 96년 약 59조원에서 2004년 226조원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통신서비스산업 활성화는 관련 기술개발을 촉진함으로써 국내 통신기기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증가·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효과에도 최근 통신비 지출이 가계에 부담이 된다는 문제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현재의 통신비 지출 수준을 국제 수준과 비교보고 그 격차가 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따져보자.

 통신사업자 자체 분석 자료에 따르면 우리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통신비 비중은 OECD 국가 평균보다 높다. 그러나 통신비 지출 증가현상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부적절하다. 요금 인하로 인한 이용량 확대와 이에 따른 후생의 증가, 새로운 통신서비스 보급·확산에 따른 효과, 기존의 사회·경제 활동이 통신서비스로 대체되는 효과, 넓게는 국민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통신비 지출 증가가 다각적인 산업파급 효과와 고용효과를 가져왔다면 현재 통신비 지출 부담이 과대 평가됐을 가능성도 있다. 요금이 내렸는데도 통신비 지출이 증가했다는 것은 요금 하락률을 웃도는 수요량 증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OECD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수준과 1.9배 이상 높은 이용형태로 통신비 비중이 증가했다는 것도 인식해야 한다.

 우리나라 가계 통신비 지출은 이동전화·초고속인터넷 보급과 함께 증가했다가 국내시장 포화와 요금인하로 2003년부터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용 요금을 비교할 때 기본료와 통화료를 환산해 비교대상 간, 요금제 간 명목요금 수준을 비교하는 방식은 절차가 간단하지만 다양한 선택요금제가 보편적이라면 상이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실제 지급 방식에서 부가·데이터서비스 등 비음성전화 수입을 통화료 수입에서 분리할 수 없으므로 단위당 통화료 비교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비해 최적요금제 비교 방식은 이용자가 최적의 요금제를 선택한다는 가정하에 국가 간 요금 수준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국가별 상이한 통화 형태와 복잡한 요금제를 완전히 반영할 수 없으나 현실적으로 가장 타당한 비교방식이다. 작년에 통신사업자가 자체 최적요금제 비교방식으로 OECD 국가와 통신서비스 요금수준을 비교한 결과를 보면, 이동전화인 경우 소용량 이용자는 100분 기준으로 OECD 국가의 평균 요금 대비 60%, 대용량 이용자는 400분 기준으로 OECD 국가의 평균요금 대비 4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서도 이동전화 10통화 중 3.48통화는 직업이나 업무 관련 통화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통신비 지출에 대한 직접적인 생산성 증대 효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전반적인 통신서비스 요금인하로 이동전화 이용량과 가입 수요가 늘었고 OECD 국가에 비해 빠른 초고속인터넷 보급에 기인해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통신비 비중이 커졌지만 이를 웃도는 이용자 후생 증가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정보통신서비스 이용량 증가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통신비를 줄이려는 이용자에게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지출통제형 요금제로 구미 각국에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있는 선불제를 도입한다면 가계 통신비 지출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통신서비스 요금 제도·수준 정보가 충분히 제공돼 이용자가 적절한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이에 대한 이용자 불만은 시장의 경쟁 정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므로 사업자 간 지속적인 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통신서비스 이용요금 정책을 마련할 때 통신서비스가 공공재의 성격임을 감안해 국가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시설투자와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산업발전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정책당국의 배려가 필요하다.

◆이재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부회장 jrlee@kto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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