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스크린쿼터 축소로 뒤숭숭했던 영화콘텐츠 업계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정부가 2011년까지 총 6403억원을 투입하겠다고 지난 23일 발표한 ‘영화산업 중장기 발전계획’ 때문이다.
업계는 일단 디지털시네마 사업 및 독립·단편영화 지원방안, 영상물 저작권 보호를 위한 방안 등 새로운 시도가 담긴 이번 발표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올해 초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약속했던 발전 방안이 그 나름대로 구체적으로 제시됐기 때문에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우리나라 영화산업에 나쁠 것이 없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의 반응이다.
실제로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발전계획에는 △뉴미디어 영화콘텐츠 산업지원 계획 △부가시장 활성화 계획 △온오프라인 영상물 불법 복제 단속반 운영 등 영화업계가 반길 만한 내용이 포함됐다. 업계의 일부 종사자가 한층 진전된 정책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영화산업 현장에서는 스크린쿼터 축소로 촉발된 영화업계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이른바 ‘당근’ 정책에 불과하다는 혹평도 없지 않았다.
“앞뒤가 바뀌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콘텐츠산업의 핵심 축인 영화산업은 예산을 정해 놓고 각 사업 부문에 얼마씩 투자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극장·제작사·유통사들의 이해 관계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콘텐츠산업 발전이 바둑판과 같은 정형화된 예산 지원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화 콘텐츠산업은 건설·토목사업과는 다릅니다.” 국내 영화 제작·배급사 관계자의 시각이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영화산업 종사자의 충분한 의견 수렴의 부재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영화 콘텐츠 시장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영상물 불법 복제 관련 정책이 예전에도 있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 미비와 계몽 부족으로 여전히 불법복제가 성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단기간에 마련한 지원방안이 아니라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다양한 현장 종사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무르익은 정책”이라는 현장의 목소리에 지금부터라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디지털문화부·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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