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벤처 최대 행사인 ‘벤처코리아’에 참석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1년 이 행사의 전신인 ‘벤처기업전국대회’에 참석한 이후 5년 만이다.
그보다 1년 전인 2000년과 지금의 벤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2000년 당시만 해도 ‘벤처 붐’ 절정기로 벤처가 젊은이의 꿈과 희망이었으며 현재 심각한 사회문제인 일자리 창출과 실업률 해소에 크게 기여했다.
6년이 지난 지금 정부가 ‘제2의 벤처 붐’을 목표로 지난 2004, 2005년 벤처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지원책을 시행했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단적으로 젊은이들은 대기업과 고시에만 관심을 보일 뿐 벤처기업을 보는 시각은 부정적이다. 벤처기업도 자금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재를 뽑기가 힘들다고 안달이다.
원인은 무엇일까. 이번 행사의 기조연설을 위해 방한한 칼 베스퍼 미국 워싱턴대 경영대 교수의 말이 해답이 될지 모르겠다. 그는 “한국은 미국에 비해 ‘나쁘다(bad)’의 수위가 너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벤처는 실패를 감수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다.
순간 ‘벤처 패자부활제’가 머리를 스쳤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도입했지만 한 건의 성공사례도 도출하지 못했다. 정부는 최근 보안책을 내놓고 다시 불을 지피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베스퍼 교수의 분석대로 패자부활 벤처업체가 얼마나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행사장에서 다소 선문답성(?) 발언을 했다. “유능한 의사는 자기가 환자를 살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환자가 잘해서 건강해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의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벤처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업계도 이를 인정한다.
베스퍼 교수의 말을 무조건 인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에서 기업가의 실패를 어떻게 평가하고 보는지는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6년 만에 벤처코리아를 찾은 노무현 대통령은 ‘의사’를 자처했다. 그가 의사로서 베스퍼 교수의 조언을 들었다면 또 다른 처방을 내놓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경제과학부·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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