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한민족 벤처인이 참석하는 국내 최대의 벤처축제인 ‘벤처코리아 2006’이 오늘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내일까지 이틀 동안 ‘씨앗 뿌린 10년과 비상의 10년’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벤처기업인은 한국 벤처산업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으로서 벤처 재도약을 다짐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벤처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해외 유명기업과의 개별 상담회도 열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북한 핵 실험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벤처인이 한자리에 모여 스스로 지금의 난관을 극복하고 세계 속의 벤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더욱이 그간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가진 벤처인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벤처인의 비도덕적 경영 행태로 많은 국민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신뢰 회복은 물론이고 이를 통한 벤처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의 의미는 남다르다.
사실 지난 10년간 벤처기업은 질곡의 연속이었다.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청년실업 문제 완화, 수출 확대를 통한 국가경제 기여 등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술로 도전하기보다 상장을 통한 이른바 ‘먹튀’를 비롯한 돈놀이에 치중한 일부 기업인으로 인해 반벤처 정서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벤처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내수시장의 침체 및 투자의지 위축 등이 맞물리면서 벤처기업이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자원이 부족한 우리 경제는 지식만이 가장 경쟁력 있는 생산요소고, 외부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지식기반을 갖춘 성장기업, 즉 벤처기업을 육성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지금의 우리 경제상황에서는 벤처기업 활성화 외에는 대안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최근 벤처기업이 제2 부흥기를 맞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벤처기업이 이제 1만2000개를 넘어섰고 각종 지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는 수출이 100억달러를 넘어선데다 평균 매출이 70여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나 영업 이익률도 두 자릿수로 껑충 뛰었다고 한다. 더욱이 이 같은 실적을 고유가·내수침체 등의 한파 속에서 달성했다는 점은 앞으로 벤처기업이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더는 벤처 신화는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추락했던 벤처산업이 이처럼 재기한 일은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았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벤처산업의 국가경제 기여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행사로 벤처산업의 부흥을 알리는 것도 좋지만 벤처기업이 다 함께 난관극복을 위한 도약대를 마련하는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이번 행사가 비즈니스 프로그램에 비중을 둔 것도 이런 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말처럼 작금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각 경제주체의 합심 노력이 절실한 때다. 다시 살아나고 있는 벤처산업이 국가경제의 활력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최근 제기되고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연장 문제를 비롯한 벤처 육성과 관련된 방안을 다시 한번 심도 있게 점검하고 현실에 맞게 개선, 강구해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정부가 벤처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지 않고서는 이러한 벤처행사는 말 그대로 연례행사에 그칠 뿐이다. 벤처가 활력을 찾지 못하고 시름하면 우리 경제의 회생길도 그만큼 멀고 험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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