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EDI로 업무를 보는 모습, 사진2-사무실 전경
범한판토스(구 범한종합물류·대표 여성구)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우리나라 대표 물류전문기업이다. 1977년 설립돼 해상·항공 화물 운송을 기반으로 통관, 창고업 물류 전영역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수출입 물류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수출입 물류라는 업무 특성상 범한판토스는 국내 EDI 서비스 초기부터 앞장서 전자무역을 활용하고 있다. 97년부터 KTNET에서 제공하는 물류EDI 및 통신망, 적하목록취합시스템(MFCS) 서비스를 도입해 10년 동안 업무에 적용해오고 있으며 사용하는 EDI문서만도 100종에 이르는 등 전자무역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운 물동량만 2005년 기준 55만여FEU(40피트짜리 컨테이너)에 이르는 등 업무규모가 크고 정형적인 작업이 주를 이루는데다 LG그룹 물량 등 고객사의 높은 서비스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신속·정확·지능적인 전자무역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정한구 범한판토스 업무혁신담당 수석부장은 “모든 직원이 EDI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EDI 없이는 업무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범한이 지난 10년 동안 EDI시스템 구축에 투입한 비용만도 20억원에 가까우며 지금도 해마다 3000만원에 이르는 사용요금을 지급불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무역을 통해 얻은 효과는 투입비용의 수십배를 넘어선다. 우선 사람이 직접하던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전자적으로 처리함에 따라 업무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 선하증권(B/L)의 경우 과거에는 일일이 손으로 타이핑을 해 1인당 월 600건 이상은 처리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같은 인력이 B/L처리는 물론이고 고객 대응부터 정산업무까지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 수준이 크게 높아져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KTNET으로부터 받는 수출입 통관 정보를 가공해 반입, 보세운송 등의 각 단계마다 일어나는 반입·반출 상황을 고객사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재고 및 생산계획에까지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EDI로 인해 종합운송업체(포워더)의 위상이 높아졌다. 과거에는 해상화물인도지시서(D/O)를 포워더가 발급할 수 없었고 발행하는 B/L도 유가증권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또 포워더의 적하목록 리스트가 별도로 구분되지 않아 도대체 어떤 물건이 실렸는지 배가 물건을 내리기 전까지는 파악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EDI 도입으로 선적지에서 배가 떠나기 전에 모든 것이 사전에 파악돼 투명성과 신뢰성이 크게 높아지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범한도 과거에는 운송업무 위주로 취급했으나 최근에는 수출에서의 출하, 통관, 선적, 네고업무를 모두 담당하고 있으며 수입에서도 주문 이외의 모든 프로세스를 고객사로부터 아웃소싱받고 있다. 대·중견기업 고객사가 200개를 넘어서고 2002년 4140억원 수준의 매출이 올해 4배 수준인 1조5000억원을 바라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범한판토스는 지난 9월부터 산자부·KTNET과 전자태그 (RFID) 기반 물류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비롯해 앞으로도 전자무역 서비스에 발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다. 정한구 부장은 “EDI의 앞선 활용으로 범한의 경쟁력은 세계적인 물류기업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며 “산자부·KTNET 등이 다져놓은 무역 인프라를 잘 활용한다면 개별기업의 수출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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