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적으로 가상이동망사업자(MVNO) 시장에 뛰어든 후발사업자들이 저마다 사업에 난항을 겪으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가입자 유치가 정체한 데다 사업을 접는 회사가 나오는 등 벌써 거품 논쟁에 휩싸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MVNO만의 소비자 욕구를 반영한 저렴한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벌이는 등 새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입자 유치는 정체, 손실만 눈덩이=디즈니는 지난주 영국의 MVNO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디즈니에 망을 제공한 O2는 디즈니 콘텐츠가 여전히 유효하지만 어린이 전용 ‘미키마우스폰’은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 스프린트넥스텔의 망을 빌려쓰는 MVNO 모바일ESPN과 버진모바일USA는 지난 2분기 가입자수가 총 3만1000명이 감소했다. 미국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보급률이 낮아 이동전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과 비교해 이례적인 일이다.
MTV와 퀄컴, 인텔 등이 투자해 만든 앰프모바일도 기대와 달리 가입자 유치가 1만명에도 못 미치는 등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메릴린치는 지난달 “모바일ESPN 가입자가 올해 3만명 추가에 그치고, 8000만달러의 추가 손실을 입힐 것”이라며 사업 포기를 권고했다.
◇요금제 등 획기적인 전환점 마련해야=아직 사업 초기여서 MVNO사업의 불확실한 미래로 단정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MVNO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는 점이다.
사라 해리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분석가는 “MVNO사업자들이 따분한 단말기와 요금제, 판촉 및 유통 전략 부재라는 선 경험자들의 교훈을 배우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특히 요금 체계가 문제다. 주요 목표물인 젊은층이 외면하기 때문이다. 지갑이 얇은 젊은층은 저렴한 음성서비스에 관심을 갖는다. 그런데 모바일ESPN, 헬리오 등 후발 MVNO사업자들은 데이타시장에 초점을 맞춰 데이터서비스를 음성과 묶은 비싼 요금체계를 고집했다.
트랙폰, 버진모바일, 부스트 등 기존 MVNO사업자들은 지난해말부터 젊은층이 선호하는 저렴한 기본 음성서비스와 선불서비스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춘 것과 비교됐다.
분석가 데이비드 커는 “대부분 MVNO들이 상품과 마케팅 계획을 세울 때 디지털 젊은층이 뭘 원하는 지 파악하는 걸 잊는다”라고 꼬집었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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