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를 발견한 꿀벌은 벌집으로 돌아와 날개를 펄럭거리며 이상한 춤을 춘다. 지그재그로 제멋대로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이 춤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꿀벌이 주위 동료와 대화하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지그재그 춤을 통해 꿀이 넘치는 꽃의 위치와 거리, 방향은 물론이고 그 분량까지도 동료에게 정확히 알려준다.
과학적으로도 꿀벌(Bee)의 지그재그(Zig-Zag) 춤은 상당히 정확하고 경제적인 통신수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혁신적인 통신기술을 표방하며 ‘Zig’와 ‘Bee’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차세대 무선네트워크 기술이 바로 ‘지그비(ZigBee)’다.
지난 2004년,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미래 세상을 바꿀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로 와이파이, 와이맥스, 와이브로, 초광대역(UWB) 그리고 지그비를 꼽았다. 저전력·초소형·저비용 장점과 함께 10∼20m 내에서 250k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며 6만5000개 이상의 노드를 연결할 수 있는 지그비는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를 구현하는 최적의 기술이다.
웨스트리서치그룹은 내년에 지그비 칩의 수요가 2억4500만개를 돌파해 4억4600만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그비칩 가격도 현재 5∼6달러에서 내년에는 1달러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로아그룹도 표준화 작업이 완료되고 중국·대만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2007년이 지그비 시장 개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어디선가 꿀벌들이 우리 앞에 하나둘씩 날아와 내년부터 ‘꿀이 넘쳐날 지그비 시장’을 알려주는 지그재그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중소 벤처업체를 중심으로 지그비 프로토콜 스택과 칩, 단말기, 홈네트워크용 리모컨, 전등, 센서, 원격검침기 등 지그비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중이다.
이제 ‘꿀이 넘치는 지그비 시장’을 향해 힘차게 날아가는 일만 남았다. 그러나 국내 기업이나 연구소 혼자서는 달콤한 꿀은 고사하고 다른 마을 꿀벌들에게 쫓겨나기 십상이다. 정부와 연구기관, 대기업과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모두가 똘똘 뭉쳐 말 그대로 ‘벌떼처럼’ 달려들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먹거리 ‘꿀’이 생긴다.
IT산업부·주상돈차장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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