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 불법복제 SW단속의 사각지대

　정부의 강력한 불법복제 SW 단속과 계도에 힘입어 전체 SW 불법복제는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여전히 단속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서버 시스템이 집중된 IDC는 서버를 통해 SW 불법복제가 대량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과정상 어려움으로 단속대상에서는 사실상 제외되고 있다.

　저작권사들은 IDC의 이 같은 특성을 역이용해 IDC에 입주시킨 서버에서 불법 SW를 사용하는 곳도 적지 않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IDC 단속 거의 없어=검찰·경찰·정보통신부 공무원이 개별 업체 PC 단속은 꾸준히 하는 반면에 IDC의 단속은 거의 하지 않는다.

　한종렬 서울체신청 주사는 “최근에 이뤄진 단속에서 IDC가 대상이 된 일은 거의 없다”며 “자체 단속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차태원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 공정이용팀장은 “IDC 전체를 단속할 수는 없고 IDC 이용 업체에 대한 명확한 불법복제 근거나 저작권사의 고소가 있어야 한다”며 “IDC를 직접 단속하려면 영장이 필요한데 실제로 발부되는 일이 드물다”고 설명했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는 “IDC는 여러 업체의 서버 시스템이 모여 있어 업체 구분이 어렵고, 온라인서비스 업체들이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이유를 내세우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사 심각한 피해=가상 CD롬 드라이브 ‘CD스페이스’를 개발 판매하는 스페이스인터내셔널(대표 심재석)은 자사의 제품 사용 건수를 800만카피 정도로 추산한다. 이 가운데 90%는 온라인에서 불법 다운로드한 제품이다.

　심재석 사장은 “IDC에 서버를 두고 회원 가입을 조건으로 CD스페이스를 다운로드해주는 업체가 있다”며 “서버 운영자를 찾아도 단속기관이 영장을 가져가지 않으면 인적사항을 알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인터내셔널은 지난달부터 상업용으로 SW를 불법복제하는 업체에 경고장을 보내는 대행업체와 계약해 계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데브피아(대표 홍영준)가 개발한 서버용 SW ‘덱스트 업로드’는 최근 3년 동안 자체적인 서버IP 갱신으로 인한 순수한 중복 설치를 제외한 불법설치 IP가 9796개다. 이 가운데 정보확인 절차를 거쳐 확인한 것 중 50%가 IDC로 연결돼 있다.

　홍영준 사장은 “피해 규모가 어림잡아 10억원이 넘어 중소 SW 개발업체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준다”며 “일정 규모 이상 되는 업체부터 선별해 공문과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자체 대응 방안을 수립중”이라고 밝혔다.

　IDC를 통한 전체 SW 불법복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지만 업체별 피해 사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단속 근거 마련 시급=업계는 기업 전산실과 IDC 등에 설치된 서버 시스템의 불법 SW 사용 실태를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을 강구하는 등 새로운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현재로서는 IDC가 보안을 중시하기 때문에 압수수색 영장 없이 단속을 허용하지 않고 사법경찰권이 없는 일선 체신청의 상시단속반이 IDC에 접근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경찰·관계 공무원이 IDC에 입주한 특정 업체는 영장을 통한 단속이 가능하지만 IDC에 입주한 서버 전체를 단속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에 IDC 내의 주요 입점업체인 호스팅 업체는 대부분 임대 방식의 라이선스를 적용하지만 사용업체에서 직접 관리하는 서버 호스팅이나 임대 서버는 SW 라이선스 적용 여부를 서버 실소유 회사만이 알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김규성 SPC 부회장은 “불법복제 SW 단속 시 사내에 설치된 PC와 서버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업체 소유의 IDC 입주 서버 단속을 병행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최근 피해 저작권사와 대책 마련을 구상중”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