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김홍국 가비아 사장(5·끝)

(5·끝)대한민국 인터넷 인프라를 책임진다

 첫번째로 도전한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에서 유보판정을 받게 되면서 재도전을 위한 준비는 빠르게 진행됐다.

 유보 판정의 주된 이유였던 도메인·호스팅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고 주력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일이 절실했다. 아울러 가비아의 매출 구조가 탄탄하다는 사실도 함께 증명할 수 있어야 했다.

 우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도메인·호스팅 시장의 점유율을 높였다. 경쟁사들이 하지 않을 때에도 라디오, 지하철 광고 등의 오프라인 광고를 꾸준히 집행했고 온라인 키워드 검색광고(CPC)도 공격적으로 시도했다.

 그 결과 2005년 5월 닷케이아르(.kr) 도메인의 관리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 주최 국내 도메인 신규등록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신규등록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점유율 상승도 크다는 말이다. 호스팅도 웹호스팅 중심에서 서버·동영상·웹메일 등 고부가가치 솔루션 호스팅으로 그 중심이 이동하면서 매년 50%씩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뿐만이 아니다. 웹에이전시 사업부에서 앰배서더 호텔 체인과 인천어시장 경영현대화 사업 등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함은 물론이고 쇼핑몰 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005년 상반기 결산 결과 도메인의 매출 비중은 38%까지 떨어지고 전체적인 매출 성장율은 30% 이상을 유지했다. 70% 이상을 차지하며 가비아를 대변하던 도메인 사업군이 대폭 축소되고 종합 인터넷 비즈니스 업체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게 된 것이다.

 다시 한번의 도전, 이번엔 운도 따랐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에 따라 예비심사 절차와 기준이 간소화 된 것이다.

 2005년 10월 19일 오전 9시, 증권선물거래소 종합홍보관의 전광판에 ‘㈜가비아 코스닥상장’이 새겨졌다. 한번의 실패가 있었던 탓인지, 유난히 그 감흥이 길었다.

 모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기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물어 본 적이 있다. 나는 운이 좋게도 가비아를 경영하는 동안 단 한번도 직원들 월급이 밀리지 않을 만큼 흑자 행진을 계속해 왔고, 고비라고 느낄 만큼의 어려움도 없었다. 그래서 말인데, 내게는 코스닥 상장도 이루었고 내실 경영을 생각할 만큼 안으로 눈을 돌릴 여유가 생긴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다.

 인터넷 기업의 특성상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계속해서 갖추어 나가지 않으면 안될 뿐 아니라 향후 가비아가 나아가고자 하는 ‘인터넷 인프라 기업’으로서의 도약을 위해서는 재정비의 고삐를 또 한번 바짝 쥐어야 하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식에서 난 기념 명패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나라 인터넷 인프라! 가비아가 만들어 갑니다.’라고. 그 말을 지키는 날까지 가비아는 계속해서 전진해 나갈 것이다.

khk@gab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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