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설립 서류 미국의 10배분량…비용도 2배­

　우리나라 법인 설립에 필요한 구비 서류가 미국의 10배에 달하고, 관련 비용은 2배에 육박하고 있어 관련 절차의 개선이 시급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인 설립 신고 및 사업자 등록절차 등이 온라인 처리되지 못해 신청자가 시군구의 창업담당 부서·상업등기소·지방 국세청을 모두 직접 방문해야 하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연구원은 21일 이 같은 문제점과 함께 개선방안을 담은 ‘법인 설립절차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법인을 설립하려면 발기인 구성부터 상호 검색, 주금납입보관증명서 제출, 서류 공증, 법인 설립등기 신청과 신고까지 총 16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면에 미국과 캐나다는 6단계 이후의 조직 구성행위는 60일 이내에 사후 보고하면 되고, 내부 서류보관 의무만 있다. 법인 설립을 위한 구비서류도 우리나라는 48개 서류가 필요한 데 비해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5∼7개에 불과하다.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데 드는 비용도 우리나라가 평균 99만5000원, 미국과 캐나다는 각각 56만5250원, 57만4200원으로 나타났다.

　또 행정전산망·국세전산망·대법원전산망이 구축돼 있는데도 관련 전산망 간 연계가 이뤄지지 못해 법인 설립 신고 및 사업자 등록신청이 온라인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에 따라 양현봉 산업연구원 박사는 “법인설립 신청자가 모든 관련 기관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고 있다”며 “시스템을 구축해 설립등기를 마치면 등기소에서 관할 지방국세청으로 자동 통보해 바로 사업자등록번호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이 보고서는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정관과 의사록에 대한 공증을 중장기적으로 폐지하고 설립등기 때 의무화하고 있는 지방채 구입도 서류 간소화와 비용절감 차원에서 면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