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세계 최초 휴대폰용 자바플랫폼 상용화
2001년 6월 엑스씨이는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자바 기술 콘퍼런스 ‘2001 자바원’에 연사로 초청을 받았다. 당시 자바 기술은 해외에서 더 잘 알려져 있었고 더구나 이를 휴대폰에 탑재한다는 일은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엑스씨이가 세계 최초의 자바 플랫폼 ‘XVM’ 상용화에 성공하자, 이동통신 관계자가 이를 발표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이다. 참석자로부터 열띤 호응을 받으며 ‘엑스씨이’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첫 기회였다.
이를 계기로 엑스씨이는 회사의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을 알아 본 일본의 히카리 통신캐피털 등이 26억원을 투자하는 등 XVM의 해외진출에도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중국·이스라엘·대만·러시아·카자흐스탄 등에 이어 유럽 최대 서비스 사업자인 보다폰에도 플랫폼을 공급했다. 최근 회사는 한국형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 위피(WIPI)의 개발과 중국에 XVM을 독자표준으로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 SK텔레콤의 미국합작사 힐리오에도 위피 플랫폼을 수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사업 초창기에 회사는 일본 KDDI 관계자에게 휴대폰 네트워크 게임의 시연으로 커다란 호응을 얻었으나 직원이 고작 10명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성사단계에서 계약이 무산되는 일도 겪었다. 소규모 조직으론 신속한 해외 기술지원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현재 엑스씨이는 세계 자바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릭스(일본)나 에스머텍(스위스)보다 훨씬 먼저 상용화에 성공하고도 세계 진출에 한발 늦었다. 그러나 이런 역경을 겪으며 임직원은 우리만의 독자기술로 세계 시장에서 한 번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SK-VM’이란 브랜드로 SK텔레콤에 공급된 탑재 단말 수는 2000만대에 달한다. SK텔레콤이 지금까지 출시한 모든 휴대폰에 SK-VM이 탑재된 것이다.
나는 지금도 초기 개발을 담당했던 연구원의 숨은 노력과 열정을 잊지 못한다. 당시 그들은 테스트용 고사양 단말기가 턱없이 부족해 다른 용도의 단말기를 가져다 직접 고쳐가며 개발에 몰두했고, 이를 위해 분당에서 서울까지 하루에 많게는 5∼6번씩 오르내리며 개발에만 매진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내외 70여명의 기술 연구원은 세계 최초로 자바 플랫폼을 휴대폰에 상용화시킨 기술력과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제2의 XVM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휴대폰 안에 게임 등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구현 기능 외에도 TV·셋톱박스·신용카드·게임기·각 종 디지털기기에 무선인터넷을 연동하는 기술환경을 실현시키고 있는 것이다. 엑스씨이의 또 다른 도약과 미래는 바로 보석 같은 이들이 있기에 더욱 앞당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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