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월드컵]`4강電`은 이미 시작됐다

 ‘디지털 월드컵’의 휘슬이 울렸다. 디지털 TV·LCD 모니터·DMB 단말기 등 월드컵 특수를 노려온 디스플레이 업체가 대표주자다. ‘붉은 옷’으로 속속 갈아입은 이들은 2006년 독일 월드컵이 개막하기도 전에 이미 결전에 돌입했다.

 월드컵과 함께 4년마다 찾아오는 ‘디지털 월드컵’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업체가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다. 월드컵의 생생한 감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폭발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디지털 월드컵’에도 고선명(HD)·대화면·컨버전스 등 최신기술로 무장한 ‘신병기’가 줄줄이 출격했다.

 업계에서는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오는 23일부터 열리는 네 차례의 마지막 평가전이 ‘디지털 월드컵’의 첫번째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CD TV vs PDP TV ‘진검승부’=이번 디지털 월드컵의 최대 관심사는 차세대 TV의 대권경쟁. 98년 프랑스월드컵의 평면 브라운관 TV, 2002년 한·일월드컵의 프로젝션 TV 등으로 이어진 ‘왕좌’를 놓고 PDP TV와 LCD TV가 정면 격돌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LCD와 PDP에 마케팅을 집중해 승부는 더욱 흥미진진한 상태다. 월드컵 마케팅도 디지털 TV 분야가 가장 거세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 등 대기업이 월드컵에 맞춰 일제히 가격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현대아이티·에이텍·쓰리에스디지털 등 중소 전문업체도 가세할 방침이다. 가전유통가에서는 업체 간 경쟁은 물론이고 PDP와 LCD 진영의 기싸움으로 월드컵 직전에 ‘기습인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PDP와 LCD의 승부가 어느 쪽으로 기울든 이번 월드컵은 ‘뚱뚱한 TV’의 종말을 고할 전망이다.

 ◇‘세컨드 TV’ 경쟁도 후끈=모니터업체의 ‘세컨드 TV’ 시장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20.1인치·21인치 와이드 패널을 탑재한 TV 겸용 LCD 모니터가 앞다퉈 출시되는가 하면 23인치·24인치 대화면 ‘TV 모니터’도 속속 탄생하고 있다.

 특히 비티씨정보통신·오리온정보통신 등 중소 전문업체들의 20인치 이상 대화면 TV 겸용 모니터가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자 LG전자·삼보컴퓨터 같은 대기업도 속속 가세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월드컵을 맞아 독신자·학생 등의 ‘세컨드 TV’ 구매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모니터로 축구경기 화면을 집중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월드컵이 지금까지 지지부진했던 19인치 이상 대화면 모니터 시장 활성화에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DMB 단말기 대중화 ‘시험대’=독일월드컵은 DMB 단말기 보급·확산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WBC에서 입증됐듯, 언제 어디서든 꺼내볼 수 있는 DMB 단말기에는 스포츠 이벤트만큼 좋은 판촉무대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월드컵 경기 대부분이 새벽에 열리는 것을 감안할 때, 이를 놓친 사람들의 다음날 하이라이트 시청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대표팀 이 외의 경기도 주로 다음날 낮에 시청할 수밖에 없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DMB 단말기로 월드컵을 시청할 사람도 그만큼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KBS·MBC·SBS 지상파 3사가 월드컵 DMB 중계권을 이미 획득하고, 위성DMB사업자인 TU미디어도 조만간 중계권을 확보할 전망이어서 지상파DMB와 위성DMB 진영의 판촉대결도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휴대폰·PMP·내비게이터 등 DMB 수신이 가능한 단말기 간 주도권 경쟁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정병수 하이마트 상무는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한국팀이 4강까지 진출하면서 프로젝션 TV 수요가 6월 내내 이어졌다”며 “이번에도 한국팀이 16강을 통과한다면 디지털 가전의 월드컵 특수는 훨씬 길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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