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행복한 디지털세상의 조건

이제 첨단기기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은 일상이 됐다.

 컴퓨터와 휴대폰만 있으면 통신·정보검색은 물론이고 쇼핑·게임·음악 및 영화감상 등 모든 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114 전화안내 업무를 하다 보면 이렇게 첨단기기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의 편리성이 사람들 사이에 진정한 소통(커뮤니케이션)을 보장하고 있는지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114 업무를 하면서 하루 평균 1000여명의 고객을 만나보면 전화번호 문의 이 외에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114로 전화를 하는 노인·어린이·장애인이 있음을 알게 된다.

 사람 목소리가 그리워, 또는 사람 목소리로 정보를 듣고 싶어 114를 누르는 고객도 만나게 된다. 첨단 디지털 시대에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도 마땅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찾지 못해 결국 사람을 찾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휴대폰이나 인터넷 등 IT기술이 초고속으로 발달하고 편리한 기능을 가진 각종 기기가 속속 개발되지만, 이러한 첨단기술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정보의 바다에서 소외당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고객의 환경과 요구에 부응해 114에서는 전화번호 안내 시 직접연결 서비스, 우선번호 안내, 길 안내 등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 속에 아날로그 정신을 심음으로써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더욱 세심하게 배려해 맞춤형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첨단 정보기기를 활용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구축됐다 하지만 이런 환경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더욱 편리한 디지털 세상을 만들기 위한다면 첨단기술에 익숙지 못한 사람에 대한 배려도 반드시 필요하다. 0과 1의 조합인 디지털 기술이 사람을 향하는 기술이 될 때 진정 행복한 디지털 세상이 되지 않을까.

◆박진희 한국인포데이터 대외협력부장 jinee@koid.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