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부품업체인 현우전자 주성숙 사장(42).
그가 창업후 현재까지 기업을 일군 과정을 듣고 있다 보면 ‘벤처란게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점을 깨닫게 된다.
주 사장이 창업한 것은 1999년 11월. 휴대폰의 전자파와 정전기를 차단할 수 있는 마땅한 제품이 없다는 말을 듣고 나서다.
주 사장은 직접 제품 개발에 나섰다. 디자인을 전공한 그에게 사전 지식은 없었다. 하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은 넘쳐났다. 관련 서적을 읽고, 부족한 부분은 국내외 인터넷 사이트를 뒤졌다. 집에 들어가는 날보다 회사에서 밤을 지새는 날이 많았다. 과로 때문에 2000년 여름에는 안면마비 증세까지 왔다. 주 사장은 “하루에 2∼3시간만 자고 밥은 먹는 둥 마는 둥 하는 날이 태반이었다”며 “하지만 뭔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 멈출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1년여 후인 2001년 4월. ‘EMI LCD 쿠션(Cushion)’이란 휴대폰 전자파 차폐부품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연구소를 오픈하고 전문 개발인력을 채용할 때까지 사실상 혼자 개발했다.
“직원을 채용할 수 있었지만 제가 개발과정에서 터득한 것을 가르치려면 최소 1∼2년은 걸리기 때문에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기술 문외한인 그에게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느냐고 물었다.
“성실하고 근면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개발실 팀장도 경리직원이 성실해서 믿고 맡겼습니다.”
그는 낙천적이다. 지금까지 정부와 지인의 도움이 컸다며 칭찬 일색이었다. 심지어 여성이기 때문에 사업이 더 순탄했다는 말도 했다.
“첨단 기술의 경우 신뢰가 생명입니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남자가 하면 튀지 않는데 여자가 하면 더 좋게 바라봅니다. 지금은 현우전자가 만들었다면 테스트 없이 채택할 정도입니다.”
지난해 안양에 7층짜리 사옥을 마련하며 성공 벤처기업 대열에 올라선 그는 자신만의 성공노하우를 소개했다.
“주변에서 인정해 준다고 자만심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최고는 기본이고 무엇보다 사람에게서 ‘향긋한 냄새가 난다’라는 말을 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낮출 줄 알고 언제나 성실해야 할 것입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추천인 변(박덕희 넷포유 사장)
남성 CEO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전자부품 업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만으로도 여성 CEO들의 존경을 받기에 충분하다. 언제나 신시장에 관심을 갖고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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