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및 연구용 슈퍼컴퓨터메이커의 대명사인 크레이(Cray)가 실용컴퓨터로 대변신을 꾀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넷 등은 20일(이하 현지시각) 크레이가 향후 몇 년 동안 4개의 서로 다른 슈퍼컴퓨팅 기술을 하나의 다목적 컴퓨터로 통합하는 전략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크레이는 블레이드로 알려진 특수목적의 회로판을 표준섀시에 삽입함으로써 크레이의 컴퓨터로도 실용적인 컴퓨팅업무들도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잰 실버맨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은 “단일 프로세서 아키텍처는 모든 프로그램을 최고로 실행할 수 없다. 당신은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실행할 프로세서 아키텍처의 복합체를 필요로 한다. 사용자들에게는 복잡성이 드러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레이의 이 같은 시도는 계속된 재정적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 제품 지연과 인수 비용 및 여타 요인으로 2억400만달러의 손실을 발표했고, 같은 해 8월에는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이 교체됐다. 지난 17일에는 개발 계약과 관련된 회계 문제 때문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연례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표 참조
슈퍼 컴퓨터를 만드는 크레이사는 핵무기 설계 같은 일에서 차지하는 슈퍼컴의 중요성 때문에 미국 정부로부터 기금을 지원받은 ‘벡터 프로세싱’이라는 기술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런 기술은 IBM·HP·선마이크로시스템스·델 등이 만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기에 비해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이 업체들의 컴퓨터는 일반적인 컴퓨팅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훨씬 폭넓게 판매된다.
시장 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IBM은 지난해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점유율 47%를 차지해 크레이의 11%를 크게 앞섰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사진: 크레이의 슈퍼 컴퓨터 ‘크레이 X1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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