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16일 문화관광부 장관실에서 의미 있는 협정서가 교환됐다. 지적재산권과 관련해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제연합(UN) 소속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문화부와 저작권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양측은 우선 문화부 직원을 제네바 WIPO 본부에 파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저작권 인식을 강화하는 공동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협정을 위해 방한한 카밀 이드리스 WIPO 사무총장은 지난 15일에도 산업자원부 1차관과 만나 산업 부문 지적재산권 보호와 관련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날 특허청 국제지식재산연수원이 WIPO의 공식 연수기관으로 지정됐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
WIPO의 이 같은 행보는 세계 지적재산권 사회에서 달라진 우리의 위상을 보여준다. 사실 우리나라는 한동안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미국을 위시한 서방 강대국의 공격 대상이 돼왔다. 매년 5월쯤에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우리나라의 지적재산권 침해 등급을 감시대상국(WL)과 우선감시대상국(PWL) 사이에서 조절하며 무역 압박수단으로 활용했고, 해외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우리나라를 ‘불법복제 천국’으로 매도하는 데 열을 올렸다.
이 때문에 이번 WIPO와의 협력 강화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실제로 일본은 2001년부터 WIPO에 직원을 파견하고 있으며 미국은 매년 50억원의 자금을 WIPO에 지원할 정도로 WIPO에 정성을 쏟고 있다. 이들은 오래 전부터 콘텐츠와 산업 관련 지적재산권의 수출국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지적재산권 수출국 대열에 합류하면서 WIPO와의 협력이 절실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드라마와 음악을 수출하며 한류 바람을 일으켰지만 많은 수익을 올리지는 못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어도 정작 해당 지역에서 관련 상표권 등은 모두 선점당해 부가사업을 펼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협력으로 WIPO 차원에서 아·태 지역 저작권 인식 강화에 신경 쓴다면 우리 문화콘텐츠 업계의 시름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정부와 사회 차원에서 지적재산권 보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쏟아왔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특히 문화부는 이번 협정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문화부·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